검찰, 관련 진술 확보 사실관계 파악 중

현 정부 ‘비선실세’ 최순실(60·구속)씨 의혹을 파헤치는 검찰이 박근혜 대통령과 재벌 총수들의 비공개 면담 관련 수사에서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의 독대 여부도 비중있게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등에 따르면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최근 안종범(57·구속)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 등의 조사 과정에서 올 초 박 대통령이 신 회장을 따로 만난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확한 독대 시점과 면담에서 오간 대화 내용 등을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관심은 박 대통령과 신 회장 간 비공개 면담 시점이다. 시점이 언제인가에 따라 롯데의 ‘70억원대 추가 지원’ 배경이 설명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언론은 이날 독대 시점이 2월 말부터 3월 초 사이라고 보도했으나 롯데측은 “해당 시점엔 신 회장이 주로 일본과 싱가포르에 머물러 독대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그 외 시점의 일정은 확인되지 않는다”며 여운을 남겼다.

롯데는 애초 올 1월 미르·K스포츠재단에 총 45억원을 출연했다. 이후 3월 K스포츠재단이 별도로 하남 체육시설 건립 사업 명목으로 70억원의 추가 지원을 요청하자 5월께 해당 금액을 송금했다가 며칠 뒤 되돌려받았다.

K스포츠재단이 롯데측에 돈을 되돌려준 것은 검찰이 6월 10일 롯데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들어가기 직전이었다.

당시 재단이 롯데의 ‘팔을 비틀어’ 돈을 뜯어내려 했다가 수사 동향을 감지하고 되돌려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박 대통령이 K스포츠재단 추가 지원을 요청한 게 사실이라면 재단 출연금 모금에 깊이 개입했다는 유력한 증거가 될 수 있다. 직권남용 혐의의 공범으로 수사 검토 대상에 오를 개연성도 있다.

이미 직권남용 등 혐의로 구속된 최씨와 안 전 수석의 영장 범죄사실에는 롯데에 추가 지원을 강요한 혐의가 들어있다.

특히 박 대통령이 3월 중순 안 전 수석에게 롯데쪽 추가 모금이 잘 돼가는지 보고받고 관련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이는 박 대통령을 연결고리로 안 전 수석, 최씨 등이 강제 모금에 나섰다는 정황으로 이어진다.

청와대 민정수석을 통해 수시로 수사·내사 관련 보고를 받는 박 대통령이 대대적인 검찰 수사가 예정된 피내사자 신분의 신 회장을 만나 무언가를 요청했다는 사실 자체가 비판의 대상이라는 시각도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