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국어대사전 32건 수정
국립국어원이 ‘장애인’과 ‘페미니스트’(feminist), ‘한국어’의 뜻풀이를 수정한 ‘2016년 4분기 표준국어대사전 정보 수정 내용’ 32개를 공개했다.21일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장애인의 뜻풀이는 기존의 ‘신체의 일부에 장애가 있거나 정신적으로 결함이 있어서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제약을 받는 사람’에서 ‘정신 능력이 원활하지 못해 (…) 어려움이 있는 사람’으로 순화됐다. 장애자의 경우에는 종전대로 장애인과 같은 표현으로 유지했다.
반면 외래어인 ‘페미니스트’는 첫 번째 뜻풀이인 ‘페미니즘을 따르거나 추종하는 사람’은 수정하지 않았지만 두 번째 뜻풀이를 변경했다. 기존 두 번째 뜻풀이는 ‘여자에게 친절한 남자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었으나 이번 수정된 대사전에선 ‘예전에, 여자에게 친절한 남자를 비유적으로 이르던 말’로 바꿔 과거에 쓰던 표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여성계는 2015년부터 “페미니스트에 대한 오해와 몰이해를 부추긴다”며 ‘페미니스트’의 두 번째 뜻풀이의 삭제를 요구해 왔다.
이와 관련, 최정도 국립국어원 학예연구사는 “과거 용례에서 페미니스트가 공처가 혹은 애처가로 쓰인 적이 있는 만큼 예전 문헌을 읽을 때 참고하라는 차원으로 두 번째 뜻풀이를 제시한 것”이라면서 “주된 뜻풀이는 첫 번째(페미니즘을 따르거나 추종하는 사람)이며, 두 번째는 예전의 언어에 관한 정보를 남겨 둔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한국어’에 대한 정의도 ‘계통적으로는 알타이 어족에 속한다’는 단정적 표현에서 최근 학계 연구를 반영해 ‘계통적으로는 알타이 어족에 속한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로 바뀌었다. 한국어가 알타이어와 별개의 언어라는 일부 학설의 주장을 감안한 것이다.
아울러 기존에 ‘하얗고 맑다’는 의미의 ‘해맑다’는 ‘물질적인 대상물이 환하게 맑다’, ‘사람의 모습이나 자연의 대상 따위에 잡스러운 것이 섞이지 않아 티 없이 깨끗하다’는 두 가지 뜻을 모두 포함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국립국어원은 매 분기 심의를 거쳐 표준국어대사전 내용을 수정 보완하고 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2017-02-22 1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