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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럽다”며 작업자 밧줄 자른 40대, 뒤늦은 눈물 “죄송합니다”

“시끄럽다”며 작업자 밧줄 자른 40대, 뒤늦은 눈물 “죄송합니다”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17-06-15 14:36
업데이트 2017-06-15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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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층 아파트 외벽 작업자가 켠 휴대전화 음악 소리가 시끄럽다며 옥상에 올라가 밧줄을 잘라 매달려 있던 작업자를 살해한 서모(41)씨에 대한 현장검증이 15일 경남 양산에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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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린 밧줄 참변 현장에 애도 국화
잘린 밧줄 참변 현장에 애도 국화 아파트 외벽 작업자가 켠 휴대전화 음악소리가 시끄럽다며 밧줄을 잘라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 경남 양산시 한 아파트에 15일 숨진 작업자가 쓰던 밧줄과 애도 국화가 놓여 있다. 2017.6.15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된 서씨는 이날 오전 9시 30분 범행 장소인 아파트에 고개를 숙인 채 모습을 드러냈다. 숨진 김모(46)씨의 큰형(53)은 “네가 인간이냐.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며 울음 섞인 고함을 쳤다.

서씨는 비공개 속에 아파트 옥상으로 올라가 집에 있던 공업용 커터칼로 밧줄을 자르는 장면을 재연했다. 이 밧줄은 작업자 김씨가 아파트 외벽에서 온 몸을 지탱하던 유일한 끈이었고 밧줄이 끊어지는 순간 김씨는 바닥으로 떨어져 즉사했다.

서씨는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반복했다. 김씨와 아내, 다섯 자녀 등 일곱 식구 생명줄을 자르고 만 서씨는 뒤늦게 굵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 김씨가 참변을 당한 장소에는 죽음을 애도한 지역민들이 놓고 간 하얀 국화 다발이 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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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외벽 작업자 밧줄 잘라 살해한 40대
아파트 외벽 작업자 밧줄 잘라 살해한 40대 아파트 외벽 작업자가 켠 휴대전화 음악소리가 시끄럽다며 밧줄을 잘라 살해한40대가 15일 범행 장소인 경남 양산시 한 아파트에 경찰과 함께 이동하고 있다. 2017.6.15
김씨는 아내와 고교 2학년생부터 27개월된 아이까지 5남매의 행복을 혼자서 책임진 가장이었다. 그는 칠순 노모까지 모시고 부산에 있는 20평짜리 주택에서 전세로 살았다.

김씨의 장모 한모(66)씨는 “과일 노점상을 함께 하기도 했는데 이렇게 힘든 일을 하면서도 힘든 내색 한 번 안했다. 막내는 아빠가 언제 오느냐고 말하는데 가슴이 미어진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김씨는 고층 아파트 외벽 작업으로 위험 부담이 컸지만 다른 일보다 수입이 더 높아 이 일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 장인 권모(66)씨는 “사위는 힘든 일을 견디면서도 아이들 보는 재미로 늘 성실했고, 웃음을 잃지 않았다. 충격을 받았을 아이들을 생각하면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흐느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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