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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 엄마에게 간이식 효녀딸…“아빠처럼 보낼 수 없어”

‘추석연휴’ 엄마에게 간이식 효녀딸…“아빠처럼 보낼 수 없어”

입력 2017-10-02 09:35
업데이트 2017-10-02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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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들’ 둔 목영숙씨, 간암 투병 모친위해 수술대 위로

“7년 전 아버지가 간암으로 돌아가셨는데 워낙 늦게 발견했던지라 아무 손을 쓸 수가 없었습니다. 황망했죠. 다시는 그런 일을 겪고 싶지 않아서 이번에는 한 치의 고민도 하지 않았어요.”

목영숙(36·여)씨는 4살, 7살 아들을 집에 놔두고 긴 추석 연휴를 서울아산병원에서 보내기로 했다.

간암 투병 중인 어머니 이덕분(63)씨에게 2일 간을 기증하는 수술을 받기로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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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 엄마에게 간이식하는 효녀딸
’추석연휴’ 엄마에게 간이식하는 효녀딸 서울아산병원에서 추석 연휴인 2일 간암 투병중인 어머니 이덕분(63)씨에게 간 기증을 하기로 한 막내딸 목영숙(36)가 수술을 앞두고 병실에서 어머니의 손을 꼭 잡고 있다. 2017.10.2
서울아산병원 제공
30대에 B형간염 진단을 받은 이씨는 2015년 말 간 절제술을 받았다. 상태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담당 의사는 생체 간이식만이 치료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진단을 내놓았다.

이씨는 간 이식을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선뜻 세 자녀에게 못했지만, 평소 그와 함께 병원에 다니던 두 딸과 아들은 이를 알아차렸다.

세 자녀가 모두 기증자 검사를 받았다. 어머니 이씨 몰래 한 검사였다. 그 결과 막내딸 영숙씨만 적합판정을 받았다.

영숙씨는 “뇌사자의 간을 기증받는 방법도 있겠지만 그건 정말 기약 없는 기다림”이라며 “그 사이에 엄마가 어떻게 될지 모르니 언니, 오빠와 논의해 1차, 2차 검사까지 받고 나서 엄마에게 이야기를 꺼냈다”고 말했다.

영숙씨의 아버지도 2010년 말 B형간염에 따른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생을 마감했다.

영숙씨는 그때 아버지께 아무것도 해주지 못한 게 늘 마음에 걸렸다고 한다. 이번에는 검사 결과가 나오자마자 어머니에게 간 기증을 하겠다고 결심했다.

이씨는 “막내딸 덕분에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는 안도의 마음보다 미안한 마음이 더 크다”며 “수술 후 잘 회복해서 오래오래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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