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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호우로 옹벽 무너진 여수 아파트현장…폭격 맞은 듯 ‘처참’

집중호우로 옹벽 무너진 여수 아파트현장…폭격 맞은 듯 ‘처참’

강경민 기자
입력 2019-06-30 12:10
업데이트 2019-06-30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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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7대 매몰…아파트 건설사 “옹벽 안전진단 착수”

“지진이 난 것처럼 바닥이 울리고 우르르 소리가 나서 보니 옹벽이 무너져 깜짝 놀랐습니다”

옹벽이 무너져 내린 전남 여수시 문수동의 한 아파트에서 30일 오전에 만난 주민 김 모(55) 씨는 사고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 아파트 주민들이 주차장으로 쓰고 있는 옹벽이 무너진 것은 29일 오후 6시 30분께.

시간당 50mm에 가까운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길이 40m, 높이 15m의 옹벽이 힘없이 무너져 주차된 차량을 덮쳤다.

다행히 차 안에는 사람이 없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차량 7대가 콘크리트 잔해와 토사에 매몰됐다.

사고 다음 날인 이날 오전은 비가 그쳐 파란 하늘이 드러났지만, 붕괴 현장은 처참했다.

옹벽을 지탱하던 철제 지지대뿐 아니라 옹벽을 감쌌던 콘크리트의 철근은 엿가락처럼 힘없이 휘었다.

토사 사이로 드러난 승용차는 폭격을 맞은 것처럼 주저앉아 붕괴 당시의 충격을 실감케 했다.

옹벽을 마주하고 아파트를 짓고 있는 공사 관계자들이 비닐 천막을 둘러 응급조치를 했지만, 옹벽이 심하게 기울어 보기에도 위험에 보였다.

신축아파트 건설사는 현장을 통제하고 복구 작업을 준비하고 있으나 무너진 옹벽 위로 토사가 많이 쌓여 복구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건설사 측은 토사가 마르는 데로 장비를 투입해 위에서부터 콘크리트 잔해와 토사 더미를 걷어낼 계획이다.

매몰된 차량의 차주에게는 렌터카를 제공하는 등 적절한 보상을 해주기로 했다.

붕괴사고가 난 옹벽은 지난 2013년 만들어져 아파트 주민들이 주차장으로 사용해 왔다.

길이는 160m에 달하며 100여대가 주차할 수 있다.

사고가 나자 주철현 민주당 여수갑 지역위원장과 백인숙·전창곤 시의원 등이 현장에 나와 대책을 주문했다.

여수시도 전날 고재영 부시장과 관계 공무원이 사고 현장에 나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주 위원장은 “인명피해가 없어서 다행이지만, 근본적인 안전대책을 강구해서 주민들이 걱정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여수시와 협의해 원만하게 복구 작업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아파트 건설사 관계자는 “붕괴한 옹벽은 복구 작업을 바로 하고 무너지지 않은 부분도 전체 안전진단을 하도록 하겠다”며 “복구와 안전진단까지 4∼6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여 주민들의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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