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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웃던 고깃집이었는데… 재확진에 ‘반짝 특수’ 끝나나

모처럼 웃던 고깃집이었는데… 재확진에 ‘반짝 특수’ 끝나나

김정화, 김주연 기자
입력 2020-05-31 23:50
업데이트 2020-06-01 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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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재확산… 주말 재래시장 불안

집단감염에 기지개 켜던 경기 다시 경색
축산시장 150m 거리 손님 40~50명뿐
삼겹살, 금겹살 됐지만 비싼 부위 외면
노량진 수산시장 주말에도 한산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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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얼어붙었던 소비심리가 이달부터 점차 회복되고 있는 가운데 26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이 장을 보러 나온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시장 중앙 전광판에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가능’이라고 표시돼 있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코로나19 사태로 얼어붙었던 소비심리가 이달부터 점차 회복되고 있는 가운데 26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이 장을 보러 나온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시장 중앙 전광판에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가능’이라고 표시돼 있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상인들 사이에선 ‘재난지원금 떨어지면 진짜 끝’이라는 얘기가 돌아요.”

31일 서울 성동구 마장동 축산시장 정육점에서 만난 상인 안병숙(62)씨의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했다. 서울 이태원 클럽과 경기 부천시 쿠팡물류센터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잇달아 터지면서 긴급재난지원금으로 ‘반짝 특수’를 누린 재래시장 상인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정부의 수도권 방역 강화 조치 이후 첫 주말인 이날 찾은 마장동 축산시장은 한산했다. 수도권 축산물 유통의 60% 이상을 담당하는 이 시장은 연간 이용객이 2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코로나19 이후 발길이 끊기다시피 했다. 이날 오전에도 약 150m 거리에 상점 수십 곳이 문을 열었지만 손님은 40~50명에 그쳤다.

상인들은 지난 13일부터 정부가 지급하기 시작한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잠깐 경기가 살아난 것처럼 보이지만 지원금이 소진되면 다시 손님이 끊길까 봐 불안하다고 입을 모았다.

도소매 판매를 같이 하는 안씨는 “식당 업주들은 벌써 손님이 줄었다고 체감한다”며 “시민들이 재난지원금을 받은 직후에는 식당도 가고 식자재도 많이 사다가 다시 확진자가 늘어나니 ‘안 먹고 아껴 써야겠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재난지원금 지출 대부분이 농축산물 등 식품과 먹을거리에 몰리면서 최근 식재료 물가가 갑자기 고공 행진을 하기도 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 한우 1등급 등심 소비자가격은 ㎏당 9만 7319원으로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1년 4월 이후 가장 높았다.

올해 초만 해도 1만 5000원 선이던 삼겹살도 ㎏당 2만 4007원으로 가격이 올라 ‘금겹살’이 됐다. 한 상인은 “고기 중에서도 비싼 부위는 안 나간다. 1000~2000원대 돼지 내장 등 저렴한 부위가 많이 팔린다”고 전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각종 모임이 줄어들면서 일반 식당에 납품하는 양도 줄었다. 또 다른 정육점 대표 A씨는 “도매로 떼어 가는 물량이 3분의1로 줄었다”면서 “고기를 소량 사 가는 손님은 있어도 식당 거래가 회복이 안 되니 걱정”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시장에서 만난 김모(65)씨 부부는 “한우는 너무 비싸 포기하고 미국산 소고기 8만원어치를 샀다”며 “작게 나눠 냉동해 놓고 계속 먹을 생각”이라고 전했다.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 역시 주말이지만 한산한 모습이었다. 상인들은 “재난지원금 때문에 판매량이 조금 늘었는데 수도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손님이 다시 줄어드는 추세”라고 전했다.

장모(53)씨는 “월평균 매출이 3000만~4000만원 수준에서 3~4월에는 1000만원 밑으로 떨어졌다가 이달은 1600만원까지 올랐다”면서도 “10명 중 9명은 재난지원금을 쓰는 손님인데 3만~5만원어치 회를 떠서 포장해 가져가는 경우가 많다. 상을 차려 주고 술값을 받는 식당들은 텅텅 비었다”고 말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인 지난 2~4월 외식 횟수가 감소했다는 응답자는 80%에 이르렀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김주연 기자 justina@seou.co.kr
2020-06-0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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