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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 유충’, 정수장 활성탄 여과지 세척주기 길어서 발생?

‘수돗물 유충’, 정수장 활성탄 여과지 세척주기 길어서 발생?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0-07-15 15:32
업데이트 2020-07-15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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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촌정수장 활성탄 여과지.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 제공
공촌정수장 활성탄 여과지.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 제공
인천 서구 일대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된 원인으로 정수장 여과지가 지목되고 있다.

‘활성탄 여과지’의 세척 주기가 길어서 유충을 제때 제거하지 못하면서 가정집까지 유충이 흘러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는 게 상수도 당국의 설명이다.

15일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 등에 따르면 인천 서구 일대에 공급된 수돗물에서 깔다구류 유충이 발생하게 된 원인으로는 서구 공촌정수장에서 수돗물을 정수하는 데 사용되는 활성탄 여과지가 유력하게 꼽히고 있다.

공촌정수장의 활성탄 여과지는 깊이 2.7m의 못(池) 형태로, 가루보다 큰 크기의 고순도 탄소 입자로 채워져 있다.

유기물을 협착하는 특성이 있어 정수 과정에 설치하면 일종의 생물막을 형성해 냄새 물질이나 이물질 등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생물막이란 미생물 또는 생물에 의해 생성된 막 형태의 구조물을 가리킨다.
인천 서구 가정집 수돗물 필터에서 발견된 유충. 검단신도시 맘카페
인천 서구 가정집 수돗물 필터에서 발견된 유충. 검단신도시 맘카페
여과지를 자주 세척하게 되면 이물질을 걸러주는 생물막이 제거될 수 있어 세척 주기가 15∼20일로 긴 편이다.

전문가들은 이곳에 생긴 유충이 제때 제거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상수도사업본부 역시 여름철 날벌레가 정수장에 켜놓은 환한 불빛에 이끌려 날아왔다가 여과지에 알을 낳아 유충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여과지 이후에도 소독하는 공정이 추가로 있지만 전문가들은 인천시에 “깔다구류 유충은 소독약에 내성이 굉장히 강해 쉽게 죽지 않는다”고 조언한 것으로 파악됐다.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방충망이 (여과지) 주변에 설치돼 있으나 환풍기 등 작은 틈 사이로 작은 날벌레가 들어왔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공촌정수장 활성탄 여과지는 지난해 인천 서구 등지에서 붉은 수돗물 사태가 발생하면서 고도정수처리시설을 조기 가동하면서 설치됐다.
인천 서구의 가정집 수돗물 필터에서 발견된 유충.  검단신도시 맘카페
인천 서구의 가정집 수돗물 필터에서 발견된 유충.
검단신도시 맘카페
현재 인천에서는 공촌·부평·남동·수산 등 4개 정수장 가운데 부평과 공촌 2곳이 고도정수처리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 중 공촌정수장 고도정수처리시설은 총사업비 390억원으로 3년 3개월 만에 준공됐으며, 하루 시설용량은 33만 5000t이다.

인천시는 일단 활성탄 여과지가 유충 발생의 원인으로 추정되자 정수처리 공정 과정을 고도정수처리에서 표준정수처리로 전환해 활성탄 여과지 처리 과정을 중단했다.

표준정수처리 공정에서 사용되는 여과지 세척 주기도 기존 72시간에서 48시간으로 단축했다.

또 유충 제거를 위해 중염소를 추가 투입하는 등 긴급조치도 시행했다.

인천시는 국립생물자원관에 의뢰해 활성탄 여과지에서 발견된 유충과 각 가정에서 발견된 유충의 DNA 일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또 한국수자원공사와 함께 배수지 내시경 조사를 통해 유충 발생 원인을 밝혀내기 위한 다양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상수도사업본부의 한 관계자는 “현재 활성탄 여과지가 가장 유력한 유충 발생 원인으로 꼽히지만 여과지 내 물질의 간격이 조밀해 유충이 빠져나가기 힘들 것이라는 의문도 있다”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 놓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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