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과 도넛’ 펴낸 최성규 성북경찰서장
3년간 美 시카고 총영사관 근무 경험경찰, 지역사회와 소통하며 거리 좁혀
공권력 쓰면서도 시민들 신뢰도 유지
최성규 서울 성북경찰서장은 “미국에서 경찰 영사로 근무한 경험을 살려 지역사회에서 신뢰를 얻은 경찰, 자치경찰의 치안활동 등을 있는 그대로 보여 주고 싶었다”며 ‘총과 도넛’을 쓴 동기를 밝혔다.
최성규 서장 제공
최성규 서장 제공
연방제 국가인 미국은 모든 경찰이 자치경찰이다. 연방수사국(FBI)은 치안·경비·교통 등 경찰 업무를 하지 않는 수사 전문 기관일 뿐이다. 각 단계의 자치정부가 따로 운영하고 주·카운티·시마다 다른 제복을 입은 경찰관들이 근무한다. 우리 경찰이 하향식 지휘체계라면, 미국은 수평적 협력체계다. 경찰서별로 독립성이 강하다 보니 경찰관의 부업도 허용된다. 출퇴근과 비번에도 순찰차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건 “우수 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일종의 인센티브”라고 분석했다.
최 서장은 미국 경찰의 공권력이 강한 이유를 상대적 면책특권과 강력한 경찰 노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경찰관이 어떤 잘못을 했을 때 경찰 개인이 아니라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소송을 걸어 책임을 묻는 것이 보편적이다. 그는 “미국은 수사는 경찰, 기소는 검찰로 역할이 확실하게 구분되고 검사장이 투표로 뽑히다 보니 검찰은 수많은 경찰관이 가입해 있는 경찰노조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총기 소유와 마약이 광범위한 치안환경을 감안하면 미국 공권력 수준을 한국에서 허용하긴 한계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21-02-03 2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