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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쿠키·태극 케이크 ‘애국 챌린지’… 청년 의병들, 中 문화 공정에 맞서다

김치 쿠키·태극 케이크 ‘애국 챌린지’… 청년 의병들, 中 문화 공정에 맞서다

손지민 기자
입력 2021-05-20 22:22
업데이트 2021-05-21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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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약소국 비애”… 우리 것 SNS 홍보
김치·마늘 반죽해서 구운 ‘애국키’ 인기
백김치 리소토·쌀케이크… 참여 릴레이
일상 한복 입기·한국화 그리기 입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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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진 위치타 대표가 중국의 문화공정에 맞서기 위해 만든 김치쿠키 ‘애국키’의 모습.
이소진 위치타 대표가 중국의 문화공정에 맞서기 위해 만든 김치쿠키 ‘애국키’의 모습.
김치로 만든 태극문양 쿠키, 서양식 리소토에 스며든 백김치 향, 한복을 입은 화가의 손끝에서 피어나는 한국화. 우리 문화인 한복, 김치 등을 자국 문화라고 주장하는 중국의 ‘문화공정’이 심각해지면서 우리 문화를 지키려고 나선 청년들이 있다. 문화공정에 맞서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는 ‘문화의병’ 다섯 명을 20일 만났다.

경기 안양에서 ‘위치타’라는 쿠키 가게를 운영하는 이소진(27) 대표는 김치로 쿠키를 만들었다. 평소 역사에 관심이 많았던 이 대표는 중국의 ‘김치공정’ 소식을 듣고 화가 나 자신이 가장 잘하는 분야인 쿠키와 김치를 결합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김치와 마늘 후레이크를 넣어 반죽하고 구운 뒤 태극문양 김가루 토핑으로 마무리한 김치 쿠키에 이 대표는 ‘애국키’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질적인 듯 익숙한 매력의 ‘애국키’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입소문이 났다. “우리나라는 김치로도 쿠키를 만들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는 이 대표는 “한 번 맛보면 ‘매운 새우깡’과 비슷한 맛이 난다며 다시 찾는 손님이 많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애국키 판매 수익금은 모두 민간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에 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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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지킴 릴레이’에 참여한 와인바 ‘섯몯다’ 대표 박민우씨가 릴레이 일환으로 선보인 백김치 리소토를 소개하는 모습.
‘문화 지킴 릴레이’에 참여한 와인바 ‘섯몯다’ 대표 박민우씨가 릴레이 일환으로 선보인 백김치 리소토를 소개하는 모습.
이 대표는 애국키를 SNS에 홍보하면서 ‘우리문화 지킴 릴레이’를 시작했다. 와인바 ‘섯몯다’를 운영하는 박민우(28) 대표가 뒤를 이었다. 박 대표는 백김치 리소토를 개발했다. 그는 “우리 고유의 문화를 지키는 데 동참하고 싶었다”고 참여 취지를 밝혔다. 박신애(28) 시아케이크 대표도 릴레이에 참여하면서 쌀케이크에 태극문양을 그리는 이벤트를 기획 중이다. 그는 “디자인을 준비하면서 태극기가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애국심에서 시작했지만 디자인까지 예뻐 상품 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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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문화를 알리기 위해 한복을 입고 한국화를 그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하는 화가 신은미씨.
우리 문화를 알리기 위해 한복을 입고 한국화를 그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하는 화가 신은미씨.
중국이 김치에 이어 한복까지 원조라 주장하는데 반발해 한복을 입고 우리 문화 알리기에 나선 청년들도 있다. 한복을 입고 한국화를 그리는 화가 신은미(35)씨는 라이브 페인팅 공연이 있을 때마다 한복을 입는다. 대학 졸업식 때 정장을 입은 친구들과 달리 한복을 입었다는 신씨는 중고 한복을 저렴하게 사서 직접 수선해 입을 정도로 한복에 대한 애정이 깊다. 신씨는 중국의 문화공정에 대해 “약소국의 비애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한국 문화를 세계에 제대로 알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한복공정 이후 한복을 지키고자 일상에서 한복을 입기 시작한 청년도 있다. 한복 입기를 실천 중인 한주연(가명·28)씨는 “한복은 결혼식처럼 특별할 때만 입는 복장이 아니라 활동하기 편하고 아름다운 옷”이라며 “단 한 명이라도 내 모습을 보고 한복에 대해 친근한 인식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2021-05-2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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