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손주에게 준 월 900만원 유학비…법원 “증여세 대상”

할머니가 손주에게 준 월 900만원 유학비…법원 “증여세 대상”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1-08-18 11:44
업데이트 2021-08-18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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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기간 중 총 3억 3000여만원 증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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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을 간 손주에게 할머니가 생활비 명목으로 준 돈이라도 액수가 크면 증여세를 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 이정민)는 납세자 A씨가 과세당국을 상대로 낸 증여세 부과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8일 밝혔다.

1992년생인 A씨는 2011~2014년 미국에서 대학교 학부 과정을 수료했다.

유학 당시 A씨는 매달 800만~1000만원씩 총 3억 3000여만원의 경비를 조모 B씨로부터 받았다.

B씨가 2018년 사망하자 과세당국은 이 경비를 포함해 A씨가 증여받은 건물 지분을 더해 2억 8000여만원의 증여세를 부과했고, A씨는 법원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월 900만원의) A씨 해외 유학경비를 통상적인 생활비로 봐야 할 특별한 사정이 발견되지 않는다”면서 “증여 당시 A씨의 부모에게 유학생활을 지원할 수 있는 경제적 능력도 충분했다”고 지적했다.

상속증여세법은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생활비와 교육비, 즉 보통 부모가 자녀의 양육과 교육에 들이는 비용에 대해 증여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그러나 법원은 A씨가 조모로부터 받은 비용이 이를 벗어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돈이 A씨의 유학기간 생활비나 교육비로 사용됐어도 이 같은 경우엔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피부양자의 생활비·교육비’로서 비과세 대상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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