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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유리문 파손될 정도의 싸움…택배노조 vs CJ대한통운

회사 유리문 파손될 정도의 싸움…택배노조 vs CJ대한통운

강민혜 기자
입력 2022-02-14 15:47
업데이트 2022-02-14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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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노조 “본사 대화 나서지 않으면 끝장 투쟁”
CJ대한통운, 경찰에 본사 시설 보호 요청

“본사 대화 거부시 총파업” 주장하는 택배노조
CJ대한통운 “본사 불법 점거 강력 규탄”
“건물 안에서 마스크 내리고 흡연·취식…방역 체계 무너져”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과 CJ대한통운이 대화 없는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일부 언론 보도를 통해 몸싸움 소식까지 전해졌다. 반면 민주노총 택배노조와 별개인 CJ대한통운 노동조합 등은 택배노조의 불법 점거를 규탄하고 있다.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를 닷새째 점거 중인 택배노조는 오는 21일까지 대화에 응하지 않을 경우 전 택배사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CJ대한통운 측도 법적 대응을 하며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비노조택배연합회 회원들이 택배노조의 CJ대한통운 본사 불법 침입 및 점거 농성에 대해 규탄하며 2차 파업 중단 촉구 집회를 하고 있다(왼쪽). 2022.2.13 오장환 기자, 10일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에서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이 기습 점거 농성을 하고 있다. 2022. 2. 10 박윤슬 기자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비노조택배연합회 회원들이 택배노조의 CJ대한통운 본사 불법 침입 및 점거 농성에 대해 규탄하며 2차 파업 중단 촉구 집회를 하고 있다(왼쪽). 2022.2.13 오장환 기자, 10일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에서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이 기습 점거 농성을 하고 있다. 2022. 2. 10 박윤슬 기자
● 택배노조, 본사 기습 점거 농성
택배노조는 14일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CJ대한통운은 거짓 주장, 대화 거부, 노조 죽이기를 중단하고 즉각 대화에 나서라”며 “이번 주부터 끝장 투쟁에 돌입한다”고 했다.

택배노조는 15일부터 파업에 참여하는 조합원 전원이 상경해 서울 도심 집회·캠페인·촛불 문화제를 진행하며 무기한 투쟁에 나설 계획이다.

CJ대한통운이 21일 이후에도 계속 대화를 거부한다면 택배노조 전체로 파업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CJ대한통운은 택배노동자 과로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렵게 만든 사회적 합의를 자신의 돈벌이에 이용하고 있다”며 “CJ대한통운의 부당한 돈벌이를 막고 사회적 합의 이행을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했다.

노조원 약 200명은 CJ대한통운에 대화를 요구하며 지난 10일 오전 11시 30분쯤 CJ대한통운 본사를 기습 점거, 농성을 시작했다. 조합원들은 본사 내부 1·3층을 점거하고 닷새째 농성 중이다.

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는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라며 지난해 12월 28일부터 파업을 시작했다. 택배 요금 인상분 대부분을 회사가 챙기고 있다는 게 노조측 주장이다.
10일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에서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이 기습 점거 농성을 하고 있다. 2022. 2. 10 박윤슬 기자
10일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에서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이 기습 점거 농성을 하고 있다. 2022. 2. 10 박윤슬 기자
● “본사 점거 과정서 직원 다쳐”
CJ대한통운은 이와 관련해 택배노조의 본사 점거 과정에서 임직원들이 다치고 건물이 파손됐다며 택배노조를 재물손괴, 업무 방해, 건조물 침입 등의 혐의로 지난 11일 경찰에 고소했다.

실제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10일 진입을 막으려는 회사 직원들과 노조원들이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직원이 다치고 회사 유리문이 파손됐다.

택배노조는 “택배 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해 마련된 사회적 합의에 따라 인상한 택배 요금을 사측이 과도하게 차지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택배 요금을 170원 올렸으나 사측이 56만원만 합의 이행 비용으로 쓰고 나머지 약 3000억원을 추가 이윤으로 챙겼다”고 주장했다.

반면 CJ대한통운측은 “실제 오른 (택배) 요금은 140원 정도고 이 중 절반인 약 70원은 택배 기사 수수료로 배분됐다”고 했다. 또 “택배노조가 자행한 본사 건물 불법 점거를 강력 규탄한다. 노조원들의 집단 폭력과 위협으로 임직원들이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본사 사무실의 코로나 방역 체계가 붕괴됨에 따라 건물 전체를 폐쇄한다”고 했다.

● “불법·폭력 중단하라” 목소리도

CJ대한통운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일부 점거자들이 마스크를 벗고 건물 안에서 흡연, 취식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정부에 방역수칙 준수 여부 관련 점검을 요청했었다.

전국 비노조 택배기사연합(비노조연합) 소속 기사 147명은 같은날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 본사를 침입한 후 농성을 벌이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폭력이 자행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비노조 연합은 노조에 속하지 않은 택배 기사들이 소속된 곳이다.

그러면서 “지금 가장 급한 것은 파업 중단”이라며 “너무 많은 국민이 피해를 보기 때문이다. 노조 설립으로 ‘노동자’가 된 택배 기사가 개인 사업자로 돌아가 원하는 만큼 일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노총 택배노조와는 별개인 CJ대한통운 노동조합도 14일 회사를 통해 배포한 입장문에서 “생계를 영위하는 소중한 일터에서 조합원이 폭행당하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택배노조의 사과를 촉구했다.

지난해 8월 택배노조와 갈등 끝에 극단적 선택을 한 김포 대리점주의 유족도 이날 CJ대한통운을 통해 “남편의 죽음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어야 할 택배노조 집행부는 불법과 폭력을 즉시 중단하고 지금이라도 총사퇴하라”고 했다. 유족 측은 또 정부에도 “택배노조의 불법 행위를 더 이상 방치하지 말고 즉시 엄단해달라”고 했다.

경찰은 노조의 자진 퇴거를 설득하고 노사 간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며 불법 행위에 대해선 엄격히 대처할 방침이다. CJ대한통운측은 경찰에 본사 시설 보호를 요청하고 기습 점거에 관여한 노조원을 주거 침입, 재물 손괴, 업무 방해 혐의 등으로 고소한 상태다.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 조합원들이 10일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에 진입하고 있다. 택배노조는 “오전 11시 30분께 200여명의 택배 노동자들이 CJ대한통운 본사에서 점거농성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2022.2.10 CJ대한통운 제공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 조합원들이 10일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에 진입하고 있다. 택배노조는 “오전 11시 30분께 200여명의 택배 노동자들이 CJ대한통운 본사에서 점거농성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2022.2.10 CJ대한통운 제공
강민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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