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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경찰관 의견 듣겠다던 이상민 “이해 부족”…일선에선 “압박인가” 반발

일선 경찰관 의견 듣겠다던 이상민 “이해 부족”…일선에선 “압박인가” 반발

신융아 기자
신융아 기자
입력 2022-07-02 08:00
업데이트 2022-07-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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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까지 결론...영호남도 방문할 것”인사제청권 재확인 “청장 후보 면담할 것”

경찰 내부 “확정안 정해 놓고 형식적 소통”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경찰국 신설 등과 관련해 일선 경찰관들의 의견을 듣겠다며 지구대를 찾았으나 오히려 경찰관들의 반발은 더 커진 모양새다. 이 장관은 “이 사안에 대해 (일선 경찰들은) 이해가 안 돼 있다”면서 “이분들을 이해시켜야겠다고 뼈저리게 느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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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행안부 장관, 지구대 찾아 일선 경찰관들과 간담회
이상민 행안부 장관, 지구대 찾아 일선 경찰관들과 간담회 경찰 통제를 주도적으로 추진 중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포경찰서 홍익지구대에서 일선 경찰관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2.7.1 [공동취재] 연합뉴스
이 장관은 1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의 홍익지구대를 방문해 “경찰업무조직이 (행안부에) 신설된다고 해 경찰권력에 대한 새로운 통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규모는 15~20명이고 그중 80~90%는 현직 경찰 여러분이 오셔서 저를 도와주는 것”이라며 “(조직 신설로) 경찰을 장악한다는 것은 굉장히 과장됐다”고 설명했다.

김창룡 경찰청장이 사의를 표명한 사이, 이 장관이 직접 지구대 방문에 나선 것은 경찰 통제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일선 경찰관들을 달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7일 행안부의 경찰제도 개선안 발표 이후 일선 경찰서를 중심으로 반대 성명이 잇따르자 이 장관은 소통을 통해 ‘오해를 풀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장관은 “앞으로 경찰대 출신의 고위직 독점구조 타파, 처우 개선, 계급정년제 개선, 수사 전문성 강화를 위해서도 노력하겠다”며 처우 개선에 대한 약속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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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과 인사 나누는 이상민 행안부 장관
경찰관과 인사 나누는 이상민 행안부 장관 경찰 통제를 주도적으로 추진 중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포경찰서 홍익지구대에서 경찰관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2.7.1 [공동취재] 연합뉴스
이 장관의 발언 외에 약 30분간 진행된 현장의 의견 청취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참석 경찰관들은 여러 우려 사항과 함께 ‘의견수렴을 한다면 실제 어느 정도로 반영할 수 있느냐’는 질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장관은 이같은 우려를 일선 경찰관의 ‘이해 부족’으로 받아들인 모습이다.

이 장관은 간담회 후 “현 정부에서 이를 이행할 용기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도 있었고 제가 직접 치안 사무를 한다고 오해하시는 분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민과 경찰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15일까지 결론을 내리기로 했기 때문에 치안 수요가 가장 많고 힘든 홍익지구대 최일선 경찰분들 이야기를 들었고 다음 주에는 영남과 호남 일선 경찰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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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일 서울 마포경찰서 홍익지구대를 방문해 경찰제도 개선 간담회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7.01. 뉴시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일 서울 마포경찰서 홍익지구대를 방문해 경찰제도 개선 간담회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7.01. 뉴시스
경찰에 대한 인사 제청권을 실질화하겠다는 의지도 다시 한 번 밝혔다. 이 장관은 “후보군에 대해 당연히 면담이 필요하다”며 “경찰청장 역량은 큰 조직을 이끌 리더십과 투철한 국가관, 사명감, 내부의 신망 이런 것들을 중점적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르면 다음주 초 차기 청장을 내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 내부에서는 더욱 반발하는 모습이다. 이미 확정안을 정해 놓고 일선 지구대를 방문한 것이 형식적인 소통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날 경찰 내부 게시판에는 “장관이 의견을 청취한다며 우리 동료에게 묻는다면 반드시 경찰국 신설 등을 반대한다고 해야 한다. 만에 하나 그럴 수 없다면 침묵하길 바란다”는 글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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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국 반대하는 경찰들
경찰국 반대하는 경찰들 ‘전국현장 경찰관 일동’이라고 밝힌 경찰들이 27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행안부 경찰국 신설을 반대하는 ‘경찰독립선언문’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6.27 연합뉴스
한 경찰관은 “경찰청장의 면담 요청을 끝까지 일정이 맞지 않아 못 만나고 결국 전화 통화만 했다는 말을 듣고 기가 막혔다”면서 “진심으로 저희 경찰관들의 말을 들어주러 오시는 건지, 경찰관들의 의견을 들었다는 변명 거리를 만들러 오시는 건지 묻고 싶다”고 했다.

또 다른 경찰관도 “경찰청장 면담도 거부하고 경찰조직을 무시했던 장관이 지구대를 찾아가 경찰국 설치 의견을 직접 듣겠다는 것은 너희들은 잠자코 나의 지시를 따르라는 무언의 압박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신융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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