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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이 “실수해도 괜찮아, 마음 가는 대로 공부하세요”

허준이 “실수해도 괜찮아, 마음 가는 대로 공부하세요”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22-07-13 22:12
업데이트 2022-07-14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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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즈상 수상 기념 강연·기자간담

美 한국 유학생 준비 덜 돼 있어
한국, 늘 이겨야 한다는 압박감
학생들 수학 매력 알기 어려워
주눅 들지 말고 하고픈 일 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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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계의 노벨상’인 필즈상을 수상한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한국 고등과학원 수학부 석학교수)가 13일 서울 동대문구 홍릉 고등과학원에서 열린 특별 강연에서 ‘경계와 관계’라는 개념에 대한 수학적 설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학계의 노벨상’인 필즈상을 수상한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한국 고등과학원 수학부 석학교수)가 13일 서울 동대문구 홍릉 고등과학원에서 열린 특별 강연에서 ‘경계와 관계’라는 개념에 대한 수학적 설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에서 스탠퍼드대를 거쳐 프린스턴대라는 최고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다양한 문화권과 나라에서 우수한 학생들이 오는데 흔히들 생각하는 것처럼 한국 학생들이 준비가 잘돼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좁은 범위에서 완벽하고 빨리 풀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넓고 깊게 하는 공부는 덜 돼 있는 것 같다.”

한국계 첫 필즈상 수상자인 허준이(39)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한국 고등과학원 수학부 석학교수)가 13일 서울 동대문구 홍릉에 위치한 고등과학원에서 ‘필즈상 수상 기념 강연 및 해설강연’에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밝혔다. 허 교수는 “한국에서 교육을 받을 때 수학은 충분히 매력을 주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며 “한국에서는 학생들이 소중한 학창 시절을 공부하는데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잘 평가받기 위해 시간을 쓰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수학 자체나 교육 과정 때문이라기보다는 경쟁에서 이겨야 하고 완벽하게 잘 해내야 한다고 압박하는 사회문화적 배경 때문으로 생각된다”며 “현실에 주눅 들지 말고 정말 좋아하고 적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실수를 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보다는 자기 마음 가는 대로 공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학생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고 그런 생각이 배신당하지 않도록 정책적 틀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허 교수는 ‘연구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원동력’은 다름 아닌 ‘포기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말했다. “뭔가 문제가 안 풀리고, 어떤 것을 좋아하고 싶은데 좋아하기 어려울 때는 스스로를 놓아 주고 여유를 주면 저절로 해결되는 경험을 많이 했다. 외부에서 독촉은 물론 스스로 독촉하면 어떤 대상을 순수하게 좋아할 수 없고 문제도 풀기 어려워진다. 포기할 때 포기할 줄 아는 것이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비결이다.”

한편 고등과학원 연구원과 허 교수의 수상 업적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기념 강연은 ‘경계와 관계’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허 교수는 경계와 관계는 스스로를 정의하고 다른 추상적 대상을 인식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한다고 전제하고 수학적 차원에서 경계와 관계에 대해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2022-07-1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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