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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본사 옮기라 ” 1인 시위하니… 포스코 “취직시켜주겠다”

[단독]“본사 옮기라 ” 1인 시위하니… 포스코 “취직시켜주겠다”

김상현 기자
김상현 기자
입력 2022-08-24 15:18
업데이트 2022-09-05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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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직원, 최정우 회장 자택 앞 1인 시위자 회유 논란
직원 “자격증 따면 자녀 포스코케미칼 취업에 힘 쓰겠다”
포스코, 지난달 1인 시위자 2명에겐 1억원 손해배상 청구 소송
포스코 “채용 시스템상 특정인의 취직을 보장 못해”
시의원 “최정우 회장 결단 안하면 포항시민과 포스코 대치 안 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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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시내 곳곳에 걸린 최정우 포스코회장 비판 현수막.
포항 시내 곳곳에 걸린 최정우 포스코회장 비판 현수막.
포스코 직원이 최정우 회장 퇴진과 포스코홀딩스 포항 이전을 요구하며 서울 최 회장 자택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인 포항시민에게 “자녀를 포스코에 취직시켜 주겠다”는 취지로 말해 회유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지난달 포스코는 같은 취지로 1인 시위를 이어 오던 시민 2명에게는 명예훼손 등을 이유로 집회금지가처분 신청과 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포항의 한 시민단체 회원인 A씨에게 포스코 직원 B씨가 전화를 걸어온 건 1인 시위 다음날인 지난달 13일. B씨는 전날 서울 집회 상황과 1인 시위에 동참하게 된 계기 등을 파악하며 A씨에게 “아이가 몇 살이냐”고 물었다. A씨는 “20대인데 취직이 안 돼 올해 대학에 들어갔다”고 답했다. 그러자 B씨는 “산업기사 자격증을 따면 내가 힘써 포스코케미칼 취직에 도움을 주겠다”고 말했다.

이후 B씨는 A씨에게 수시로 연락해 포항에서 벌어진 1인 시위 참가자의 신상 등을 물었다. 이에 A씨는 “얘기하면 배신자가 된다”고 답했다.

B씨는 주로 대관 업무를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두 사람은 같은 단체에서 활동했지만 수년째 연락을 주고받지 않았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A씨는 “아들이 목표하는 회사가 따로 있었기 때문에 혹하진 않았다”면서도 “지금 생각해 보니 (포스코가) 나를 이용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1인 시위에 대해 “포스코가 포항을 떠나는 것을 막으려고 힘을 보탠 것뿐”이라고 말했다.
포항 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포스코홀딩스 포항 이전’ 등을 촉구하며 시위하고 있다. 뉴스1
포항 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포스코홀딩스 포항 이전’ 등을 촉구하며 시위하고 있다. 뉴스1
이에 대해 B씨는 “십수년을 알아 온 사이로 A씨 아들 안부를 묻는 과정에서 취업 얘기가 나와 조언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나온 얘기”라며 “(나는) 회사 채용 업무와 관련해 일체의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한 포항시의원은 “소멸 위기를 느낀 포항시민이 1000여장의 현수막을 내걸고 강하게 나오자 회유책을 쓴 것”이라며 “최 회장이 결단하지 않으면 (포항시민과 포스코의) 대치는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포스코 측은 “채용 시스템상 특정인의 취직을 보장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연일 “시내에 걸린 현수막을 촬영, 내용과 위치를 보고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포스코가 지역사회와 싸우려고 내부 결의대회에 직원을 동원한다”는 포스코 직원의 글이 올라왔다.
포항 김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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