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급수, 엿새 단수… 최악의 섬 가뭄, ‘지하수 저류댐·담수화 선박’ 총동원

이틀 급수, 엿새 단수… 최악의 섬 가뭄, ‘지하수 저류댐·담수화 선박’ 총동원

박승기 기자
박승기 기자
입력 2023-03-20 01:41
업데이트 2023-03-20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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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째 제한급수 보길도 가 보니

“급수 날에 한 번 샤워… 언감생심”
바닷물 찌든 작업복 빨래도 못 해

저류댐 하루 500t 지하수 공급 중
담수 생산 ‘드림즈호’ 가동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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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가뭄으로 저수율이 15%에 불과한 보길저수지 전경.
심각한 가뭄으로 저수율이 15%에 불과한 보길저수지 전경.
“이달부터는 이틀 급수하고 엿새 동안 단수니께 씻는 것도 포기했지. 샤워는 급수 날에 맞춰 한 번 해야지, 언감생심이여.”

보길도에서 태어나 80년을 살았다는 주민 조모씨는 해마다 심해지는 가뭄 탓에 생활하는 데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토로했다. 지난 15일 전남 해남 땅끝항에서 배를 타고 30분 걸려 도착한 완도 노화도·보길도에선 지난해 3월부터 가뭄에 따른 물 부족으로 1년 넘게 ‘제한급수’가 이뤄지고 있었다.

노화도 산양진항 선착장에서는 육지에서 물을 싣고 온 비상급수차량이 바쁘게 이동하고 있었다. 육지와 달리 섬 지역은 물 부족이 심각하다. 보길도와 노화도는 전복 양식으로 유명한데, 최근 제한급수일이 길어지면서 바닷물에 찌든 작업복을 빨지 못하고 바닷물에 헹궈 말리고 있다. 마실 물이 부족해 농사는 신경 쓸 겨를조차 없다.

김종덕 보길면 노인회장은 “불편이야 이루 말할 수 없다”면서 “비가 더 안 와서 단수일이 늘어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보길도에서는 2017년 8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2일 급수·10일 단수가 이뤄진 적이 있다. 연평균 제한급수일이 133일에 달하면서 주민 불편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보길도·노화도 주민(8392명)의 유일한 식수원인 보길저수지의 저수율은 총저수량(42만 5000t)의 15%(6만 5100t)로, 30일 정도 쓸 수 있는 양이다. 그나마 지난해 12월부터 시범운영에 들어간 지하수 저류댐에서 하루 500t씩 지하수를 공급하고, 급수차로 농업용 저수지 물을 하루 480t씩 가져오면서 용수 공급을 유지하고 있다.

지하수가 모이는 공간에 차수벽을 설치해 활용하는 시설인 지하수 저류댐은 1983년 농업용으로 도입됐다. 1998년 강원 속초에 생활용수 공급용으로 처음 설치됐고 도서 지역에서는 2020년 대이작도, 2021년 안마도에 생겼다. 환경부는 욕지도·덕적도·소안도·강릉연곡 등에 저류댐 설치를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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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해수담수화 선박인 ‘드림즈호’가 전남 목포 삽진부두에 정박해 있는 모습.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해수담수화 선박인 ‘드림즈호’가 전남 목포 삽진부두에 정박해 있는 모습.
바닷물을 끌어다 담수할 수 있는 선박 가동도 가시화되고 있다. 배에서의 자체 사용 기술을 뛰어넘어 외부 공급을 위해 우리나라가 개발한 ‘드림즈호’는 하루 300t, 최대 450t까지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세계 최초의 해수담수화 선박이다.

개발단장인 이상호 국민대 교수는 “담수 1t을 생산하는 데 전력 3.9◇가 소비되고 핵심인 ‘역삼투 공정’에는 에너지회수장치를 설치했다”면서 “물 안보와 물 복지 해결뿐 아니라 수출이 가능한 해수담수화 플랜트”라고 설명했다.
글·사진 보길도 박승기 기자
2023-03-2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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