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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관계 후 불안은 여자 몫… “남자, 공감해야” vs “비연애가 행복” [넷만세]

성관계 후 불안은 여자 몫… “남자, 공감해야” vs “비연애가 행복” [넷만세]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입력 2023-06-13 13:00
업데이트 2023-11-02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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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불안감’ 다룬 웹툰 여초 커뮤서 화제
생리 없어 걱정인 주인공에 남친 공감 못해
“생리 밀리면 불안” 여성 네티즌 다수 공감
혼전 성관계·연애 자체에 부정적 일부 의견
“남친과 같이 고민하는 것이 맞아” 반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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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11일 여성신문에 실린 씨냉 작가의 웹툰 ‘재미의 거리’ 3화 ‘어떤 두려움’ 한 장면.
2017년 11월 11일 여성신문에 실린 씨냉 작가의 웹툰 ‘재미의 거리’ 3화 ‘어떤 두려움’ 한 장면.
“피임만 확실히 한다면 이런 불안함을 느낄 일이 없을 줄만 알았다.”(웹툰 ‘재미의 거리’ 3화 ‘어떤 두려움’ 중)

지난 12일 온라인 커뮤니티 ‘인스티즈’에는 ‘섹스는 함께, 불안과 공포는 혼자’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 글에는 1300개 넘는 댓글이 달리며 최근 이 커뮤니티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은 글 중 하나가 됐다.

이 게시물에는 과거 여성신문에 연재됐던 씨냉 작가의 웹툰 ‘재미의 거리’ 중 2017년 11월 11일 공개된 3화 ‘어떤 두려움’이 담겼다.

해당 웹툰에는 여자 주인공이 생리할 때가 됐는데 소식이 없자 혹시라도 임신을 했을까 불안해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주인공은 최근 성관계에서 남자친구가 콘돔을 낀 채로 체외사정을 하는 등 피임을 확실히 했다고 생각했지만, 그럼에도 생리가 없자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불안해진다.

처음에는 주인공의 고민에 공감하는 듯했던 남자친구는 같은 일이 몇 차례 되풀이되자 언제부턴가 “아무 일 없을 거야”라며 쉽게 말하는 듯하다.

주인공은 “일이 잘못되면 책임지겠다”는 남자친구의 말에 속으로 ‘왜 당연히 자기랑 결혼하고 싶어 할 거라 생각하지. 정말 너로부터, 주변 사람들로부터 책임짐 당하면 어쩌지’라고 고민한다. 혼전임신 사실이 주변에 알려졌을 때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를 일도 걱정된다.

이 웹툰의 마지막에서 주인공이 임신 테스트기를 사용한 결과 다행히 ‘한 줄’이 떴고 이후 생리도 했지만, ‘섹스는 함께했지만 공포와 불안의 과정은 나(여자)만의 짐이었다’는 생각이 그의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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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11일 여성신문에 실린 씨냉 작가의 웹툰 ‘재미의 거리’ 3화 ‘어떤 두려움’ 한 장면.
2017년 11월 11일 여성신문에 실린 씨냉 작가의 웹툰 ‘재미의 거리’ 3화 ‘어떤 두려움’ 한 장면.
이 게시물에 댓글을 남긴 인스티즈의 여성 이용자 다수는 “아무리 확실하게 피임해도 생리 밀리는 순간 온갖 불안감이 엄습한다” 등 댓글을 달며 ‘성관계 후 임신 불안감’에 공감했다.

다만 임신 불안감을 겪고 난 후 연애에 대한 태도 변화 등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우선 남자가 여자의 불안감에 좀 더 공감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한 인스티즈 이용자는 “내 몸 아니니까 남자 입장에선 100% 이해 못 할 거다. 그런데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을 가지고 ‘네가 너무 예민하네. 과하게 반응하네’라며 임신 가능성에 대해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건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이용자도 “저렇게 ‘별일 아니라니까’ 하는 남자의 태도는 진짜 아닌 것 같다”고 공감했다.

반면 웹툰 내용 중 주인공이 불안한 이유는 결혼할 생각이 없는 남자친구와 성관계를 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저도 실제로 결혼까진 모르겠던 남자랑 해서 생리 늦을 때 불안감이 심했는데, 헤어지고 결혼 생각하는 연애 하니까 생리가 좀 늦어도 불안함이 현저히 떨어졌다”며 혼전 성관계를 지양하는 편이 좋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이용자는 “섹스를 같이 즐긴 것으로 치부하려 해도 생물학적으로는 그렇지 않다는 걸 여자는 안다. 감당해야 할 것이 동등하지 않으니 즐거움이 같진 않다”며 여성의 부담과 불안감이 클 수밖에 없음을 강조했고, 여러 이용자들이 이 댓글에 공감했다.

다음의 여초 카페 ‘여성시대’에서는 이와 관련한 비연애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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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보젠코리아 제공
알보젠코리아 제공
일부 여성시대 이용자들은 “내가 이래서 비연애한다. 남자한테 100% 공감을 얻는 건 남자가 여자로 태어나보지 않는 이상 불가능하다. (임신) 걱정과 불안에서 벗어난 지금이 행복하다”, “남자 안 만나는 것 말고는 답이 없다. 여자들끼리 성적인 인식 개선해봐야 남자들은 듣지도 않는다” 등 비연애가 유일한 선택지라는 의견을 꺼냈다.

이에 반대되는 의견도 있었다. 한 이용자는 “이성애자 여자들한테 ‘연애하지 말라. 그것만이 답이다’라고 말하는 게 맞을까. 그보다는 관계를 가졌으면 솔직하게 남자한테 ‘같이 고민하자’고 말하는 식으로 (불안감을) 이겨나가는 게 맞다 생각한다”고 적었고, 여기에는 찬반 양론이 어어졌다.

한편 원치 않는 임신 불안감과 관련해 미혼 여성 10명 중 9명은 “임신 불안감을 느껴본 적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알보젠코리아의 경구피임약 머시론이 2018년 모바일 설문조사 전문기업 오픈서베이에 의뢰해 6개월 내 성관계 경험이 있는 남녀 각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 86%가 원치 않는 임신에 대해 불안감을 느껴봤다고 답했다.

특히 여성의 경우는 93%가 임신 불안감을 느껴봤다고 답해 남성보다 큰 불안감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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