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미국 뉴욕에서 정식부부가 된 김규진씨와 그의 아내 김세연씨가 임신 사실을 알렸다. 김규진씨 인스타그램
김씨는 3일 자신의 트위터에 “사람들은 상상력이 부족하다”는 말로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맘카페에 레즈비언 출산 역겹고 어쩌고 하는 글이 있길래 ‘안녕하세요 김규진인데 저도 맘인 걸 잊으셨나요’ 하고 댓글 썼더니 헐레벌떡 지우셨다”고 전했다.
김씨는 또 “‘유교 관념에 갇혀 있어서 그런지 동성애자를 보면 가까이는 못 할 것 같다’는 글도 있어서 ‘안타깝지만 우리는 이미 같은 공간에 있다’고 댓글 달아드렸다”며 “이 분은 ‘제 글에 너무 상처받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하고 삭제했다”고도 했다.
김규진씨 트위터 캡처
그는 지난달 30일 작성한 트윗에선 언론 인터뷰 이후 쏟아진 악플 등에 대해 “태어나기도 전에 이렇게 다들 애기 걱정도 많이 해주시고 잘 자랄 듯”이라며 의연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김씨는 2019년 동성 연인 김세연씨와 미국 뉴욕에서 정식 부부가 됐다. 같은 해 11월 한국에서도 결혼식을 올리고 신혼여행 휴가를 받기 위해 회사에 청첩장을 내 큰 주목을 받았다.
1일 오후 서울 을지로 일대에서 열린 제24회 서울퀴어문화축제에 참가한 김규진(왼쪽부터)씨·김세연씨 부부와 킴씨·백팩씨 커플. 2023.7.1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제공 연합뉴스
김씨는 출산 후 평범하게 산후조리원에 입소해 몸조리를 할 예정이다. 다만 이들 부부는 한국에선 법적 부부가 아니기 때문에 부부나 부모로서 법의 보호나 혜택 등을 누릴 수 없다.
김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아이가 ‘아빠가 없다’는 이유로 괴롭힘을 당하면 이민까지 고려하고 있다면서도 “여전히 한국을 좋아하고 한국에 희망을 갖고 있다”며 희망을 내비쳤다.
이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