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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네 노인들 곗돈 8억원 ‘먹튀’한 계주 구속

한동네 노인들 곗돈 8억원 ‘먹튀’한 계주 구속

입력 2015-09-16 07:33
업데이트 2015-09-16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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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넘게 한동네에 같이 산 이웃 노인들을 상대로 8억원의 곗돈을 모았다가 모두 들고 도망간 계주가 결국 쇠고랑을 찼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상 사기 혐의로 김모(59·여)씨를 구속했다고 16일 밝혔다.

김씨는 2013년 6월과 12월 매달 200만원씩 25개월간 돈을 내면 계원들이 차례로 매달 5천만원씩 타는 ‘번호계’ 2개를 만들어 운영하면서 고모(77·여)씨 등 20명으로부터 곗돈 8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번호계란 계원들이 매달 일정액을 내고 정해진 순서에 따라 목돈을 받는 방식이다. 후순위로 갈수록 이자가 붙어 결과적으로 더 많은 금액을 받는다.

김씨는 곗돈을 받을 순서가 된 계원에게 “급하게 돈을 먼저 타야 하는 사람이 있으니 순위를 뒤로 미루고 이자를 더 받으라”고 꼬드기는 수법으로 돈을 지급하지 않고 자신이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계원들한테서 거둔 돈을 찜질방을 운영하면서 생긴 대출 이자와 개인 채무 등을 갚는 데 쓴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여러 사람의 곗돈 지급일이 미뤄진 것을 수상히 여긴 계원들이 올 3월 자신을 경찰에 고소하자 다음 달 종적을 감췄다가 이달 10일 검거됐다.

피해자들은 같은 동네에서 20여년간 함께 살아 친분이 쌓인 김씨를 믿고 곗돈을 맡긴 60∼70대 여성들이었다.

요양원에서 간병인으로 일하면서 어렵게 생활하는 와중에 목돈을 마련하려고 계에 참여한 노인도 있었다.

김씨는 곗돈을 지급할 능력이 없었음에도 도피 직전까지 계모임 날이 되면 꼬박꼬박 출석해 계원들에게 밥을 사면서 안심시켰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곗돈 사기는 오랫동안 주변인들에게 신뢰를 쌓고 나서 이뤄지는 범죄인 만큼 계에 참여하기 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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