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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공포의 30분 저공비행’ 150여명 호흡 곤란… 일부 실신

제주항공 ‘공포의 30분 저공비행’ 150여명 호흡 곤란… 일부 실신

입력 2015-12-24 00:00
업데이트 2015-12-24 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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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행 여객기 압력장치 고장나 1만 8000피트서 8000피트로 ‘뚝’… “상당수 마스크 산소 공급도 안돼”

23일 오전 6시 30분발로 김포공항을 출발한 제주행 제주항공(제주에어) 여객기(7C 101)의 여압(기내 압력조절)장치가 고장 나 호흡이 곤란해지면서 152명의 승객이 극심한 공포에 떨었다.

23일 오전 서울 김포공항에서 제주로 가다 여압(기내 압력조절)장치 이상으로 고도를 낮춰 운항해 제주에 도착한 제주항공의 항공기 내부에 비상운항할 때 작동하는 산소마스크가 허공에 매달려 있다. 제주 연합뉴스
23일 오전 서울 김포공항에서 제주로 가다 여압(기내 압력조절)장치 이상으로 고도를 낮춰 운항해 제주에 도착한 제주항공의 항공기 내부에 비상운항할 때 작동하는 산소마스크가 허공에 매달려 있다.
제주 연합뉴스
이 항공기에 탑승한 승객들에 따르면 이륙 후 20분쯤 지나 소음도 없는데 고막이 터질 듯한 통증을 느꼈다. 어린이들은 울음을 터트렸고, 어른들은 귀를 부여잡고 승무원들에게 고통을 호소했다.

승무원들은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은 채 승객들에게 물을 공급하고 산소마스크 착용을 당부했다. 그러나 상당수 산소마스크에서 산소 공급이 안 돼 일부 승객들은 자리를 옮겨 다른 것을 착용하기도 했다. 같은 상황이 30분가량 지속되자 일부 승객들은 실신 상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승객 윤모(57·여)씨는 “기내 안에서는 고무 타는 냄새가 나고 사람들은 모두 공포에 질려 실신한 표정이었다”면서 “살아서 내린 게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모(58)씨는 “온몸이 저리고 속이 울렁거리며 구토를 느꼈다. 일부 승객들은 비행기에서 내린 뒤 화장실에 가서 구토했다”고 밝혔다. 승객들은 제주공항에 도착한 후 제주에어 관계자들에게 격렬하게 항의하는 등 소동이 빚어졌다.

이에 대해 제주항공 측은 “여압장치가 고장 나 항공기가 1만 8000피트 상공을 비행하다 8000피트로 급하강해 운항했다”면서 “산소마스크는 강하되면 자동으로 공급되는 것일 뿐 산소 공급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기내에서 고무 타는 냄새가 난 것은 산소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화학반응이 일어났기 때문이며, 산소마스크는 줄을 잡아당겨야 핀이 부러지면서 산소가 공급되는데 승객들이 이를 몰랐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사고가 발생하자 국토교통부는 항공안전감독관 등 3명을 제주로 급파했다. 제주항공은 이날 사고원인 조사를 위해 제주~김포를 오가는 항공기 5편을 결항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2015-12-2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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