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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에 굴착기 두고 부수다 와르르… 먼지 일더니 버스가 묻혔다(영상)

옥상에 굴착기 두고 부수다 와르르… 먼지 일더니 버스가 묻혔다(영상)

김동현 기자
김동현, 윤수경, 최치봉 기자
입력 2021-06-10 01:20
업데이트 2021-06-10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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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혹했던 사고 순간

건물 잔해와 토사만 10m 넘게 쌓여
충격에 맞은편 버스정류장 유리 깨져
주변 지나던 차량 긴급 후진 ‘아비규환’
“폭탄이 떨어진 듯한 소리에 깜짝 놀라”
金총리 “추가 피해 없게 안전조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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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광주 동구에서 철거 작업 중이던 건물이 무너져 도로 위를 달리던 시내버스가 건물 잔해에 매몰된 사고 현장에서 119 구조대원들이 구조 작업을 펼치고 있다. 광주 연합뉴스
9일 광주 동구에서 철거 작업 중이던 건물이 무너져 도로 위를 달리던 시내버스가 건물 잔해에 매몰된 사고 현장에서 119 구조대원들이 구조 작업을 펼치고 있다.
광주 연합뉴스
“마치 안개가 낀 것처럼 도로가 보이지 않고 정차했던 버스가 사라져 버렸어요.”

9일 오후 4시 22분쯤 광주 동구 학동 한 버스정류장에 있던 시내버스가 출발하려던 순간 철거 공사 중이던 5층 건물 콘크리트 더미가 와르르 쏟아져 내렸다.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건물 작업자들은 전날 건물 주변을 정리한 뒤 이날부터 5층 건물 맨 위에 굴착기를 올려 철거를 시작했다. 건물을 한 층씩 부수며 내려가는 방식으로 안쪽부터 바깥 방향으로 구조물을 조금씩 부숴 갔다. 현장에는 굴착기와 작업자 2명이 있었고, 주변에는 신호수 2명이 배치됐지만, 가림막도 소용없이 건물은 순식간에 7차선 도로변으로 무너졌고 정류장에 막 정차한 시내버스를 완전히 뒤덮었다. 당시 맞은편 버스정류장의 유리가 깨질 정도로 충격이 상당했고 붕괴된 건물 잔해와 토사의 높이만 10m가 넘었다. 한마디로 붕괴 사고 발생 시 방패막이가 될 수 있는 안전장치가 없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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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현장을 비추던 건너편 상점 폐쇄회로(CC)TV엔 붕괴 당시의 아찔한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순식간에 도로를 덮쳐 버린 건물은 정차 중이던 시내버스를 집어삼킨 뒤 지옥 같은 먼지 구름을 자욱히 불러일으켰다. 뒤에 가던 차들은 도로에 우뚝 서 버렸다. 먼지가 사라지고 나자 정차 중이던 버스는 무너진 건물 잔해에 가려 형체를 찾아볼 수 없었다.

사고 직전 버스정류장을 지나친 또 다른 버스는 간발의 차로 화를 면했다. 주변을 지나던 차들은 줄줄이 급제동하며 멈춰 섰고, 일부 차량은 추가 붕괴를 우려하며 다급히 후진을 하기도 했다. 건물 잔해는 도로의 절반 이상을 가로막았다. 반대 차선으로 달리던 승용차 운전자는 놀란 듯 재빨리 현장을 벗어나는 모습이었다. 건물 주변에 있던 행인들도 혼비백산 몸을 피했다. 건물이 무너지려는 찰나 재빨리 몸을 돌려 반대쪽으로 달려가 큰 화를 면하는 아찔한 모습도 보였다.

당초 구조 당국은 목격자 제보에 따라 이 버스 외에도 승용차 1~2대가 매몰된 것으로 추정했지만, 추후 영상 확인을 통해 승용차는 천만다행으로 붕괴 직전 멈춰 선 것으로 확인했다.

설상가상 시내버스에 장착된 연료용 가스통이 샌 것으로 추정되면서 경찰과 소방이 주변 사람들을 모두 대피시키는 소동도 벌어졌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한 구조대는 곧바로 버스에 타고 있던 탑승객 구조에 나섰다. 구조 과정에서 드러난 매몰된 시내버스의 모습은 곳곳이 찢어지고 짓눌린 처참한 모습이었다.

인근 상인은 “평소에도 건물 철거 작업으로 부수는 소리가 자주 났는데 이번엔 폭탄이 떨어진 듯한 소리에 깜짝 놀라 나가 봤다”며 “나가 보니 안개가 낀 것처럼 도로가 보이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과 신열우 소방청장에게 “가용한 모든 장비와 인력을 동원해 매몰자를 구조하고 인명 피해 최소화를 위해 모든 조치를 강구하라”면서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 조치를 취하라”고 당부했다.

광주 최치봉·서울 윤수경·김동현 기자 yoon@seoul.co.kr
2021-06-1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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