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BBC “입대하는 진에게 조언을” “시간 빨리 흐르라고 기도하라”

BBC “입대하는 진에게 조언을” “시간 빨리 흐르라고 기도하라”

임병선 기자
입력 2022-12-13 14:16
업데이트 2022-12-13 17:44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세상이 얼마나 크고 다양한지 깨닫는 더없는 기회” 지적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맏형 진이 13일 경기 연천의 한 부대 신병교육대대로 입소한 가운데 다른 멤버들이 그의 까까머리를 매만지고 있다. 빅히트뮤직 제공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맏형 진이 13일 경기 연천의 한 부대 신병교육대대로 입소한 가운데 다른 멤버들이 그의 까까머리를 매만지고 있다.
빅히트뮤직 제공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맏형 진(김석진)이 입대하는 13일 오전 경기 연천의 한 신병교육대 앞에 주민들이 응원 현수막을 걸어놓았다. 연합뉴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맏형 진(김석진)이 입대하는 13일 오전 경기 연천의 한 신병교육대 앞에 주민들이 응원 현수막을 걸어놓았다.
연합뉴스
다른 사람들 다 가는 군대에 입대하는데 왜 이렇게 난리들이지? 군 복무를 마친 이 땅의 상당수 남성들이 13일 방탄소년단 맏형 진(30·본명 김석진)의 입영 소식에 보이는 반응일 것이다. 세계에 케이팝의 위용을 떨친 BTS의 맏형이 까까머리로 입대했고, 다른 멤버들도 차례로 입대할 예정이라 영국 BBC도 팬들의 비상한 관심을 반영해 그의 입영으로 어떤 변화가 생길지 조명했다.

남북한은 여전히 전쟁을 일시적으로 멈춘 상태라 신체 건강한 청년들은 군대에 의무적으로 끌려간다고 소개했다. 진은 북한과의 군사경계선이 멀지 않은 경기 연천의 신병교육대에서 5주 동안 기초군사훈련을 받은 뒤 자대에 배치된다. 아마도 전방 초소 경계 임무를 맡을 것 같아 전 세계 팬들의 걱정을 낳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연천 신병교육대 내부도 팬들의 걱정을 키운다. 무려 30명이 한 공간에서 지내며 신병들은 바닥에 깔아놓은 매트 위에서 잠을 청하게 된다. 이곳에서 진 등 훈련병들은 무기를 다루는 법 등을 교육받는다. 이 훈련을 받아본 이들은 가장 힘들었던 훈련으로 화생방 훈련을 꼽았다.

연천에서 신병 훈련을 받고 비무장지대(DMZ) 초소 근무를 했던 양모(22) 씨는 “몇 번은 북한 병사들이 두들겨 맞고 발길질 당하며 뺨따귀 맞는 것을 본 적이 있었다”면서 “그들은 맨손 노동을 해야 했다. 우리처럼 좋은 장비의 도움도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병사들을 보며 자신이 얼마나 복이 많은지 깨달았고 그네들에게 미안함마저 느꼈다고 했다.

하지만 진이 추운 겨울에 입대한 점 때문에 힘들 것이라고 걱정했다. 수은주가 영하 20도 아래로 곤두박질해 눈썹이 얼어붙는다고 했다. 대신 장전된 총을 항상 갖고 다녀 구타나 괴롭힘 같은 것은 없어 좋았다고 했다. 그는 수색대를 자원했기 때문에 기지로부터 멀찍이 떨어져 근무하는 점도 좋았다고 했다.
진이 입대를 이틀 앞둔 11일 팬 커뮤니티를 통해 공개한 자신의 모습.
진이 입대를 이틀 앞둔 11일 팬 커뮤니티를 통해 공개한 자신의 모습.
진처럼 DMZ로부터 멀찍이 떨어진 6사단 지휘센터 무기고에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근무했던 허모(26) 씨는 처음 반년은 위병으로 근무했다. 지루하고 무료해 하늘만 쳐다보곤 했다. 병참 팀으로 옮긴 뒤 휴지와 양말 같은 보급품 주문을 하는 일을 했다.

양씨는 “시간을 낭비했다고 느껴지지 않았다고 말하면 거짓말하는 것”이라며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난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현실 세계에서 18개월 있었더라면 훨씬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진에게 조언한다면 그냥 진득히 기다리고 시간이 빨리 흐르길 기도하라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허씨는 몇 가지 값어치있는 교훈도 군대에서 깨달았다고 털어놓았다. 20대의 많은 남성이 군에 가야 하는 이유 중의 하나라고 했다. “학교에서는 같은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어울렸는데 군대에서는 모두 달랐다. 난 이 세상이 얼마나 크고 다양한지 깨달았다. 톱스타로서 진은 보통사람과 만날 기회가 많지 않았을 것이다. 내 생각에 이것은 그에게 가장 좋은 점일 것이다.”
임병선 선임기자

많이 본 뉴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