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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치인 듯, 멸치 아닌 정어리떼… 20년 만에 제주바다로 돌아오다

멸치인 듯, 멸치 아닌 정어리떼… 20년 만에 제주바다로 돌아오다

강동삼 기자
강동삼 기자
입력 2023-07-04 12:53
업데이트 2023-07-04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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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만에 제주바다에서 다시 잡히는 정어리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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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귀덕리 정치망어구에서 잡힌 정어리떼의 모습. 국립수산과학원 제주수산연구소 제공
제주도 귀덕리 정치망어구에서 잡힌 정어리떼의 모습. 국립수산과학원 제주수산연구소 제공
제주바다에 십수년간 사라졌던 정어리떼가 돌아오고 있다.

지난달 4일 이호해수욕장을 중심으로 정어리 약 50만 마리가 집단 폐사하는 일이 발생한데 이어 지난 1일에는 외도 연대마을 인근 바다에서 정어리떼가 밀물때 들어왔다가 썰물때 조수 웅덩이와 바위 틈에 갇혀 빠져나가지 못해 약 500㎏을 수거하는 일이 벌어져 관계당국이 정밀 조사에 나섰다.

#귀덕리 앞바다 정치망어구에선 보룸만에 12톤 거둬들여
국립수산과학원 제주수산연구소는 최근 제주 연안 정치망어구에서 잡히는 어획 상황을 모니터링한 결과 정어리떼가 꾸준히 늘고 있어 조사에 돌입했다고 4일 밝혔다.

김정년 국립수산과학원 제주수산연구소 연구원은 4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정어리가 제주 주변 바다에서 자주 출몰하고 있어 정치망어구(연안에 그물을 쳐서 고기를 유인해서 잡는 어구) 4곳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귀덕, 강정, 북촌, 위미 어구에서 조사 중인데 5월말부터 위미를 제외한 지역에서 정어리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귀덕리 바다에는 작년부터 조금씩 들어오던 정어리떼가 올해 5월 중순부터 6월초까지 보름동안 무려 12톤이 들어왔다”며 “지금은 양은 줄었지만 여전히 계속 잡히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현상은 제주도 뿐만이 아니다. 남해안과 일본에서까지 최근 정어리떼가 많이 잡히고 있다. 지난해에는 경남지역을 중심으로 개체 수가 급격히 늘면서 집단폐사가 연이어 확인됐다. 창원시의 경우 한 달간 226톤의 사체를 수거하느라 애를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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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제주시 외도동 연대마을 바다에 조수간만의 차로 밀려왔다가 빠져나가지 못한 정어리떼들이 산소부족으로 인해 떼죽음을 당했다. 인근 마을 주민들이 양동이에 퍼날라도 너무 많아 남아있다가 부패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동 주민센터에서 500㎏을 수거했다. 외도동 주민센터 제공
지난 1일 제주시 외도동 연대마을 바다에 조수간만의 차로 밀려왔다가 빠져나가지 못한 정어리떼들이 산소부족으로 인해 떼죽음을 당했다. 인근 마을 주민들이 양동이에 퍼날라도 너무 많아 남아있다가 부패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동 주민센터에서 500㎏을 수거했다. 외도동 주민센터 제공
#멸치인줄 알았는데… 이호테우 해변에 이어 외도동 연대마을 바다에서도 정어리떼 폐사
국립수산과학원 제주수산연구소 측은 시료를 수거해 확인한 결과 이호테우해변 원담에 갇혀 잡힌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 외도에서 폐사된 것도 멸치가 아닌 정어리인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외도동 연대마을 바다 인근에서 사는 주민들은 1일 아침 정어리떼를 발견하고 멜(멸치)로 알고 양동이로 퍼 가져갔는데도 워낙 양이 많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남은 정어리떼들은 기온상승으로 인한 산소부족 등의 이유로 이튿날 떼죽음을 당해 부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외도동 주민센터 직원들이 2일 물이 빠지기 시작한 오후 3시부터 3시간동안 정어리떼를 수거했다. 그 양만도 500㎏(음식물쓰레기수거함 5개)정도였다. 이틀이 지나 연대포구 현장에 가 봤을때도 여전히 바위들 틈과 수심이 얕은 지역에서는 정어리들이 달라 붙어 있었다.

동 주민센터 관계자와 제주시청, 주민들은 “멜과 정어리가 섞여 있다”고 말하지만 국립수산과학원 제주수산연구소가 무작위로 랜덤으로 채집해 분석한 결과는 “전부 정어리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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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외도동 주민센터에서 직원들이 썰물때 빠져나가지 못한 정어리떼가 부패되기 시작하자 음식물쓰레기 수거함 5개에 나눠 수거했다. 외도동 주민센터 제공
지난 2일 외도동 주민센터에서 직원들이 썰물때 빠져나가지 못한 정어리떼가 부패되기 시작하자 음식물쓰레기 수거함 5개에 나눠 수거했다. 외도동 주민센터 제공
#정어리 풍흉년 10~20년 단위로 주기적으로 반복하는 변동폭 커… 올해 전국에서 6753톤 잡혀
이와 관련 국립수산과학원 본원 관계자는 “현재 일본과 우리나라에서 최근 들어 정어리 어획량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정어리의 경우 10~20년 단위로 풍·흉년이 반복되는 어종으로 변동폭이 크다. 20년 가까이 안 잡히다가 작년부터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멸치가 많이 잡힐 때는 정어리가 덜 잡히고 반대로 정어리가 많이 잡힐 때는 멸치 어획량이 줄어드는 추세라고 말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2021년 90톤이 잡히다가 2022년 1만 2300톤으로 크게 늘었으며 올해 5월까지 6753톤이 잡힌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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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외도동 연대마을 앞 바다에서 동 주민센터 직원들이 부패하기 시작한 정어리떼를 수거했으나 이틀이 지난 3일에도 수심 얕은 바닥에는 아직도  떼죽음을 당한 정어리떼가 남아있다.  제주 강동삼 기자
제주시 외도동 연대마을 앞 바다에서 동 주민센터 직원들이 부패하기 시작한 정어리떼를 수거했으나 이틀이 지난 3일에도 수심 얕은 바닥에는 아직도 떼죽음을 당한 정어리떼가 남아있다. 제주 강동삼 기자
한편 정어리는 주로 일본 규슈 서부에서 산란해 우리나라 남해, 제주도 해역에 많이 잡히는 어종이다. 산소가 부족할 경우 집단 폐사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1월부터 10월까지 많이 잡히고 있다.
제주 강동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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