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 필요한 곳, 너를 가슴에 품고 달려가겠다”

“도움 필요한 곳, 너를 가슴에 품고 달려가겠다”

강동삼 기자
강동삼, 강국진 기자
입력 2023-12-06 01:21
업데이트 2023-12-06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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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임성철 소방장 마지막 배웅

노부부 구한 뒤 화재 진압 중 순직
“숭고한 헌신 절대 잊지 않을 것”
윤 대통령 조전·옥조근정훈장
동기 “하늘은 왜 빨리 데려가는지”
부친 “꿈에라도 만나자” 눈물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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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 용감하게 뛰어든 20대 소방관… 우리 가슴의 ‘별’이 되다
누구보다 용감하게 뛰어든 20대 소방관… 우리 가슴의 ‘별’이 되다 5일 오전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제주동부소방서 표선119센터 소속 임성철 소방장 영결식에 참석한 동료 소방관들이 눈물을 훔치고 있다. 고인은 지난 1일 서귀포시 표선면의 주택가 화재 현장에서 80대 노부부를 구했지만, 불길에 무너져 내린 콘크리트 처마에 머리를 크게 다쳐 순직했다. 제주 연합뉴스
“당신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화재 현장에서 80대 노부부를 대피시킨 후 화재를 진압하다 희생된 고 임성철(29) 소방장의 영결식이 5일 오전 10시 제주시 한라체육관에서 엄수됐다. ‘제주특별자치도청장(葬)’으로 치러진 영결식에 윤석열 대통령은 조전을 보내 고인과 유족을 위로하고 옥조근정훈장을 수여했다. 제주도는 1계급 특진을 추서했다.

윤 대통령은 남화영 소방청장이 대독한 조전에서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 소방관을 화마에 잃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화재 현장의 최일선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킨 고인의 헌신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애도했다.

임 소방장의 동기이자 친구인 표선119센터 소속 장영웅 소방교는 추도사에서 “그날 밤도 우리는 출동 벨 소리에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구급차를 타고 내달렸다”며 “단지 우리는 여느 때처럼 도움이 필요한 한 생명에 충실하기 위해 달려갔을 뿐인데 하늘은 왜 그리도 너를 빨리 데려가는 건지 도통 이해가 되질 않는다”고 흐느꼈다.

그는 “나는 내일부터 다시 우리가 자랑스러워했던 소방관으로서 도움이 필요한 한 사람에게 달려갈 것이고 그때마다 너를 내 가슴에 품고 함께 가겠다”며 눈물을 훔쳤다. 장 소방교가 추도사를 마치자 임 소방장 어머니는 그를 안아 주며 위로했다.

임 소방장의 부친 임영준씨는 고별사를 통해 “보고 싶은 아들아, 이제 내가 너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면서 “나중에 꿈에서라도 만나겠지. 바람결에 너의 목소리가 들리겠지”라고 말해 영결식장은 눈물바다가 됐다. 국가보훈부는 이날 정부세종청사 보훈부 청사를 비롯해 전국 지방보훈관서와 국립묘지, 소속 공공기관에 조기를 게양하며 고인의 숭고한 희생을 기렸다.

고인은 지난 1일 오전 1시 9분쯤 서귀포시 표선면의 한 주택 옆 창고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해 불을 진화하던 중 거센 불길에 무너져 내린 창고 외벽 콘크리트 처마에 머리를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제주 강동삼·서울 강국진 기자
2023-12-0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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