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교장샘’ 훈화는 옛말… 파티같은 입학식

‘교장샘’ 훈화는 옛말… 파티같은 입학식

입력 2010-03-02 00:00
업데이트 2010-03-02 00:0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운동장에 줄 지어 서서 교장 선생님 훈화를 듣고, 배정된 담임 선생님을 따라 교실로 간 뒤 반 번호를 배정받고 하교. 학부모 세대가 생각하는 초등학교 입학식은 말 그대로 ‘옛이야기’가 됐다.

서울 녹번동 은평초등학교에서 지난해 열린 입학식에서 1학년 어린이들이 팔을 앞으로 내밀어 줄을 맞추고 있다.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서울 녹번동 은평초등학교에서 지난해 열린 입학식에서 1학년 어린이들이 팔을 앞으로 내밀어 줄을 맞추고 있다.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교장 선생님과는 하이파이브를 하고, 6년 동안의 꿈을 담은 ‘꿈 종이’를 써 보고, 6학년 선배들이 환영식을 열어주는 입학식이 요즘의 풍경이다. 신입생이 너무 많아 ‘환영’보다는 ‘사고’에 더 신경써야 했고, ‘관심’보다는 ‘통제’를 가해야 했던 시절이 아닌 까닭이다. 2일 오전 10시를 전후해 전국 초등학교에서는 ‘입학 파티’가 열린다.

서울 광진구 광장초 입학식의 주인공은 당연히 새로 입학하는 1학년들이지만, 이 학교 6학년생들이 입학식에서 맡은 역할의 비중도 크다. 선배 학생들은 미리 신입생 영상자료를 만들었고, 동생들을 환영하기 위해 오카리나 연주를 연습했다. 신입생들은 6학년생들의 손을 잡고 입학식 단상 위에 올라가 교장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담임 교사는 신입생에게 하늘색 조끼를 선물하며 축하한다. 특히 입학식 전에 신입생들은 미래의 꿈을 그림이나 글로 표현해 ‘2010 꿈단지’에 보관한다. 일종의 타임캡슐인데, 6학년 졸업식을 할 때 이 단지를 열어보게 된다.

서울 은평구 신사초는 지난달 19일 입학식을 위한 사전행사로 ‘사진 찍으러 오는 날’ 행사를 열었다. 사진 찍으러 오는 날 담임 교사와 사진을 찍어 놓은 뒤 그 사진을 붙여 ‘꿈 열매’를 만들어 입학식을 할 때 다같이 ‘꿈나무’를 만들기로 했다.

서울 서대문 북가좌초는 학교 진입로 펜스에 풍선과 노란 리본을 묶어 장식할 예정이다. 신입생과 학부모는 노란 리본에 소망을 적어 다시 묶게 된다. 이 학교 담임 교사들은 신입생들에게 허브 화분을 선물하고, 6학년생들은 직접 왕관을 만들어 신입생들에게 씌워준다.

이 학교 관계자는 1일 “입학식이 선후배 사이에 따뜻한 마음을 전하고, 학교 생활의 부푼 꿈을 허브 키우는 기쁨과 함께 누리게 하도록 기획했다.”고 말했다.

선배들이 직접 만든 선물을 신입생에게 주는 것은 많은 학교에서 전통이 되어가고 있다.

서울 등촌동 등양초에서는 5학년생이 만든 사탕 목걸이를 신입생들에게 걸어주고, 서울 풍납동 풍성초에서는 6학년생들이 역시 사탕 목걸이를 신입생에게 선물한다. 풍성초는 6학년생들이 신입생을 교실에서 입학식이 열리는 강당까지 안내하며 ‘멘토’ 역할을 해 줄 계획이다. 서울 하계동 연촌초에서는 6학년생이 신입생을 업어주는 행사를 연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2010-03-02 19면

많이 본 뉴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