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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中3, 2018년 수능 ‘영어 절대평가’에 대처하는 자세

현재 中3, 2018년 수능 ‘영어 절대평가’에 대처하는 자세

입력 2014-12-29 17:48
업데이트 2014-12-29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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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급마다 대학 자체 점수 반영할 듯…논술고사 영어 지문 확대 대비해야

영어영역이 절대평가로 치러지는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보게 되는 현재 중학교 3학년인 1999년생들은 “우리가 실험 대상이냐”고 볼멘소리를 할 수도 있겠다. 실제 대입제도나 교육정책이 바뀐 첫해의 수험생들은 혼란 속에 피해를 본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같은 변화 속에서도 누군가는 목표를 이뤘다. 학습 전략을 잘 세워 수행했기 때문이다. 2018학년도 수능에서 한국사를 필수과목으로 치르고, 영어는 절대평가를 받게 될 현 중3 학생들이 향후 대입제도와 교육 현장의 변화를 예측하고 치밀한 전략을 세워야 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수능 영어 절대평가를 시행하는 이유는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즉 시험이 쉬워진다는 뜻이다. 교육부는 2018학년도 절대평가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2016~2017학년도 수능 영어를 2015학년도와 마찬가지로 쉽게 출제할 방침이다.

그렇다면 절대평가로 바뀐 수능 영어는 대입 전형에서 어떻게 반영될까. 크게 3가지 방향이 점쳐진다. 첫째로 절대평가 등급에 대학이 자체 점수를 부여해 다른 영역과 함께 총점에 합산하는 방식, 둘째는 현행 서울대의 제2외국어 반영 방식처럼 총점 합산 점수에는 넣지 않고 절대평가 등급을 근거로 일정 점수를 감점하는 방식, 마지막은 최저등급기준으로만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 가운데 정시에서는 첫 번째 방식을 도입할 가능성이 크다. 절대평가의 취지를 살리는 동시에 평가 방식 변화에 따른 충격을 완화시켜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상위권 대학의 경우 동점자가 양산될 수 있어 대학들이 대학별 고사를 요구하며 수시 선발 비중을 높이는 빌미를 제공할 우려도 높다. 논술고사에 영어 지문을 출제하거나 영어 심층 면접을 확대하고 영어 특기자를 부활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수능 영어를 대체할 수도 있다. 수시의 경우 절대평가를 시행해도 현재처럼 최저등급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 상위 등급자가 많아지기 때문에 일부 대학은 최저학력기준을 강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동점자 많은 최상위大, 수시 비중 높일 수도

절대평가의 목표는 학생 간 상대적 순위를 매기는 변별이 아니라 고교 교육과정에서 익혀야 할 것들을 다 습득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중위권과 상위권, 상위권과 최상위권을 가려내기 위한 일부 고난도 문제는 출제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대학은 수능 영어 성적만으로는 학생들의 영어 능력을 평가할 수 없게 된다. 이런 상황 속에 대학들이 교육부 방침에 잘 따른다면 대학별 고사를 요구하지 않고 대신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내신을 중요하게 판단 근거로 삼을 개연성이 크다.

절대평가 시행과 함께 현재 논의 중인 문·이과 통합 및 융합 교과과정에서의 영어 교육도 변화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현재 수능에 맞춰 읽기와 듣기에 집중됐던 고교 현장의 영어 교육에서 말하기와 쓰기의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일선 중·고교에 영어 교육의 말하기, 쓰기 등을 위한 환경이 미흡한 현실이다. 결국 학생들은 몇 해 동안 열악한 환경에서 학습하고 평가받는 상황이 불가피하다. 혼란을 피할 수 없겠지만 대입 전형에 있어 학생부와 내신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결과적으로 당초 교육부가 의도했던 공교육 정상화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게 된다.

절대평가로 치러질 영어만 놓고 봤을 때 중3 입장에서 고교 입학 뒤 적합한 영어 학습 전략은 내신에 집중하는 것이다. 학교 교과과정을 충실히 따라가면 된다. 문제는 일단 영어와 한국사만 절대평가라는 사실이다. 대입 전형에서 영어의 비중이 약화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국어와 수학 등의 변별력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교육과정의 편성이 자유로운 일부 고교에서는 영어 수업을 줄이고 수학이나 국어 시간을 늘릴 가능성도 있다. 결국 학생 입장에서 경쟁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국어와 수학 등 다른 과목에 대한 학습 시간을 늘리고 심화 학습을 해야 한다. 또 논술이나 구술 등 대학별 고사 준비도 필요하다.

●전 과목 자격고사화… 또 제도 바뀔 가능성

중1, 2는 어떻게 해야 할까. 2017학년도 한국사에 이어 2018학년도 영어까지 절대평가로 치르는 교육 당국은 수능제도의 중장기적 개선 방향을 전 과목 절대평가 및 자격 고사화에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연스럽게 수능의 변별력 및 대학별 고사의 부활을 두고 교육 당국과 대학의 의견 대립이 이어질 것이고, 대입제도의 재구성은 불가피해질 것이다.

영어 절대평가로 인해 외국어고와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선호 현상이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하면 오산이다. 현재 영어를 잘하기 위해 외고에 진학한다기보다는 대입에서 비교과 준비의 수월성, 우수한 교육 환경 및 교육과정, 비슷한 학생들 간의 경쟁, 우수한 학생들 간에 이뤄지는 상호 협동 등을 염두에 두고 진학하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2014-12-3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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