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과목 수 늘어 교사 증원 필요… 내신 상대평가제 개편은 ‘과제’

과목 수 늘어 교사 증원 필요… 내신 상대평가제 개편은 ‘과제’

유대근 기자
입력 2017-07-18 23:34
업데이트 2017-07-19 02:36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고교 학점제 뿌리내리려면

인구 적은 농어촌 시행에 어려움
절대평가 도입땐 변별력 논란도

문재인 대통령이 ‘교육 1호 공약’으로 고교 학점제를 내놓은 건 교사 주도의 주입식 교육으로는 미래가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시험 성적으로 줄 세워 1등을 가리는 현행 제도 대신 학생의 적성대로 공부를 시켜 전문가로 키우자는 취지에 반대할 사람은 별로 없다. 문제는 교육현장에 적용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부작용이다. 이 숙제를 잘 풀어야 고교 학점제가 단단히 뿌리내릴 수 있다.

교육 현장에서 예상하는 가장 큰 어려움은 교원 수급이다. 학점제를 시행하면 각 학교에서 가르쳐야 하는 과목 수가 늘어 교사가 더 필요하다. 또, 학생들의 수강신청에 따라 매년 학과목이 생기거나 사라질 수 있어 교사들이 수업 준비에 시간을 더 들일 수밖에 없다. 각 수업 사이 빈 시간에 아이들을 생활지도할 교원도 있어야 한다. 결국 교원 증원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또 농어촌 등 인구밀도가 낮은 지역에서는 고교 학점제 운용이 쉽지 않다. 학교별 학생 수가 적어 과목 개설을 위한 최소 인원을 채우기 어렵다. 다른 학교와 연합해 과목을 열어도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어 수업하기 만만치 않다. 최진규 충남 서령고 교사는 “농어촌에서는 온라인 강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연합형수업을 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김정빈 서울교육연구정보원 책임연구원은 “각 시·도교육청이 순회교사제를 도입해 여러 학교를 돌아다니며 필요한 과목을 가르치도록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교 학점제 안착을 위해서는 현행 내신 평가방법도 손봐야 한다. 9등급 상대평가 방식인 현 제도를 유지한다면 학생들이 점수 얻기 좋은 과목에만 몰려 학점제 취지가 무색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문재인 정부에서는 학점제 도입과 함께 내신 성취평가제(절대평가제) 도입도 공약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수능과 내신 모두 절대평가를 도입해 변별력이 떨어지면 대학들이 본고사 부활 등을 꾀할 가능성도 있다.

김 연구원은 “고교 학점제가 취지는 좋지만 교사 입장에서는 업무가 많아지고, 학생으로서는 입시 준비에 혼란이 있을 수 있다. 정부는 충분한 고민과 설득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2017-07-19 12면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