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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Health Issue] 소아심장병 마지막 통로 심장이식

[Weekly Health Issue] 소아심장병 마지막 통로 심장이식

입력 2012-08-20 00:00
업데이트 2012-08-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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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기증자·환아 체중 차이 극복… 수술기회 는다

최근 건국대병원에서는 40㎏이라는 체중 차이를 극복한 심장이식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져 화제가 됐다. 체중이 12㎏에 불과한 3세 환아에게 체중이 52㎏인 27세 성인 뇌사자의 심장을 성공적으로 이식한 것. 이 이식수술이 주목을 끄는 것은 이처럼 체중 차이가 클 경우 심장은 물론 심장에 연결되는 혈관 등의 크기도 차이가 커 이식이 안 된다는 기존의 통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특히 이 이식수술에서는 따로 환아의 흉강을 넓히는 조치를 취하지 않고도 거뜬하게 커다란 심장을 이식해 의료계 안팎의 관심을 모았다. 화제의 주인공은 건국대병원 흉부외과 서동만 교수다. 서 교수는 올 4월에 생후 4개월에 불과한 뇌사 영아의 심장을 확장성 심근염을 앓던 11개월짜리 유아에게 이식해 국내 최연소 심장이식이라는 진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소아 심장이식 분야에서 전인미답의 새 영역을 열어가고 있는 서 교수로부터 소아 심장이식에 관해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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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 심장이식은 선천성 또는 후천적으로 얻은 심장병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마지막 선택이어서 여기에 부여된 의학적인 의미가 매우 크다. 사진은 서동만 교수팀이 소아 심장 이식수술을 진행하는 장면.
소아 심장이식은 선천성 또는 후천적으로 얻은 심장병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마지막 선택이어서 여기에 부여된 의학적인 의미가 매우 크다. 사진은 서동만 교수팀이 소아 심장 이식수술을 진행하는 장면.


●먼저 심장 이식이란 어떤 의료행위인가.

선천적 또는 후천적 이유로 충분히 제 기능을 못하는 심장을 기증자의 건강한 심장으로 바꾸어 주는 수술적 치료를 말한다.

●심장을 이식해야 하는 환자의 상황이란 어떤 상태를 말하는가.

여러 가지 약물이나 다양한 수술적 치료를 시도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장이 제 기능을 충분히 회복하지 못해 심각한 심부전 상태에 빠진다면 당연히 심장을 이식해야 한다.

●특히 소아가 심장을 이식해야 한다면 다른 치료대안이 없다는 뜻일 텐데….

그렇다. 소아는 물론 성인도 가능한 치료를 충분히 시도한 후 대안이 없다고 판단되면 최종적으로 심장이식을 통한 치료를 택한다.

●그렇다면 심장이식이 필요한 대표적인 질환은 무엇이며, 또 각 질환의 특징적인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는가.

대표적 질환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선천성 또는 후천성 심근증으로 인해 심장의 주요 구성 요소인 심근에 병변이 생겨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에 빠진 경우가 대표적인 예다. 다음은 선천성 심기형을 가져 수술적인 치료를 했음에도 심장 기능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한 경우가 있고, 일반적인 수술로는 치료가 불가능한 복잡심기형도 이식이 필요한 질환으로 꼽힌다. 이런 질환의 경우 증상은 연령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으나 말기에는 극도의 저혈압과 그에 따른 빠른 맥박(빈맥), 호흡곤란, 음식물 섭취 곤란, 콩팥이나 간 기능 저하 등의 증상이 공통적으로 나타나며, 이를 방치하면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런 심장이식은 어떤 행정적·의료적 절차를 거쳐 이뤄지는가.

심장이식이 다른 장기이식과 특징적으로 다른 점은 사회적으로 뇌사라는 개념을 인정해야만 가능한 의료행위라는 점이다. 즉, 심장은 잘 뛰지만 신경학적으로는 사망 상태인 환자에 대해 의료진은 물론 가족 등 일반인들이 뇌사로 이해하고, 법적으로도 인정될 때 비로소 심장이식이라는 최종적인 수술적 치료가 가능하다. 이것이 이식수술의 전제라면 행정적으로는 말기 심부전에 빠진 환자가 국립장기이식센터(KNOS)에 등록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후 뇌사상태에 빠진 환자가 장기 기증 의사를 확인하면 KNOS에서 혈액형과 체중, 나이 등을 고려해 공정하게 판단을 하게 되고, 최종적으로 공여자와 수혜자가 이식을 결정되게 된다. 물론 여기에는 의료적으로는 뇌사에 대한 객관적이고 정확한 판단이 우선되어야 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신뢰할 수 있는 지침이 마련돼 있다.

●최근 40㎏의 체중 차이를 극복한 심장이식에 성공했다. 이 성공 사례가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소아 심장이식의 한계를 극복해 가능성의 지평을 넓혔다는 점이 중요하다. 통상 말기 심부전에 빠진 성인 환자의 심장은 이미 크기가 매우 커진 상태여서 공여자의 체중이 과한 경우라도 기능만 정상이라면 기술적으로 이식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 소아도 심근증의 경우는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연령이 아주 어리거나 선천성 심기형으로 심장을 이식하는 경우 공여자의 체중이 많이 나가면 그만큼 큰 심장을 이식해야 하므로 기술적으로 어려울 뿐 아니라 수술 후 관리에도 위험이 따른다. 특히 체중 차이가 3∼4배인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이번 이식 사례의 경우 공여자는 52㎏의 성인이었고, 수혜자는 복잡심기형으로 다른 병원에서 몇 차례나 수술을 받은 3세 아이로 체중이 11∼12㎏에 불과해 수술 결정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큰 체중 차이에 따른 수술 기술상의 문제와 수술 후 치료의 어려움을 극복함으로써 향후 다른 환자의 수술 기회를 늘릴 수 있게 됐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지금까지의 통념이었던 비슷한 체중 간의 심장이식이라는 인식이 이제 무의미해졌다고 봐도 되나.

물론 체중 차이를 고려해야겠지만, 더 면밀히 살펴 쉽게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은 분명해졌다.

●소아 심장이식이 어렵다고들 말한다. 왜 그런가.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뇌사라는 관점에서 보면 성인에 비해 소아의 뇌사는 사례가 드문 데다 연령이나 체중이 비슷한 경우는 더욱 드물어 수술 자체를 경험할 수 있는 의료진이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복잡심기형을 치료하는 병원이나 의료진도 적어 전반적으로 수술에 접근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소아 심장이식과 관련된 행정적 문제는 없나.

우리나라는 심장이식이 비교적 늦게 시작됐지만 단기간에 사회적 이해가 보편화 되고 또 KNOS가 적절하게 행정적인 뒷받침을 하는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뇌사판정 기준에 대한 법률이 뇌사 판정 대상자의 연령을 생후 2개월로 규정한 부분에 대해서는 학술적인 토론과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2012-08-20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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