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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난화 가속… 쯔쯔가무시증 발병 19년새 43배 급증

온난화 가속… 쯔쯔가무시증 발병 19년새 43배 급증

입력 2014-04-21 00:00
업데이트 2014-04-21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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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238명서 작년엔 1만명 넘어

지구를 살아있는 생명체로 보는 가이아 이론의 창시자이자 영국 과학자인 제임스 러브록은 지구 온난화를 ‘지구의 복수’로 봤다. 지난겨울 미국에서 발생한 살인 한파, 슈퍼 태풍으로 인한 필리핀 대참사 등의 기상이변은 기후 재앙이 결코 영화 속 일만은 아님을 보여준다.

한반도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한국의 온난화는 전 지구적 온난화 추세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지난 100년간 세계 평균기온이 0.74도 오르는 동안 우리나라의 평균기온은 2배 수준인 1.5도 가까이 상승했다. 현재 한반도의 연평균 기온은 11도지만 21세기 후반부(2171~2100년)에는 16.7도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기상청은 예상했다. 16.7도는 제주도 남단의 평균 기온으로, 전국이 제주도와 비슷한 기후를 갖게 되는 셈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온난화 여파로 우리나라도 아열대 기후로 전환되면서 동남아 지역에서 많이 발생하는 모기, 진드기 등에 의한 감염병이 점점 북상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털진드기 유충을 매개로 전염되는 쯔쯔가무시증 환자는 1994년 238명에서 2013년 1만477명으로 20여년 만에 1만명 이상 증가했다. 대표적인 열대성 전염병인 뎅기열 환자도 크게 늘어 지난해 264명이 뎅기열로 진료를 받았다. 기온이 1도 상승할 때마다 세균성 식중독인 살모넬라증이 5~10%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다. 작은소참진드기에 물려 발생하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은 백신도, 치료제도 없어 확진 환자의 절반가량이 사망하고 있다. 이 밖에 황사·미세먼지에 의한 만성질환, 폭염·한파 등 극한 기온에 영향을 받는 심혈관 질환도 늘고 있다.

지구의 역습이 현실로 닥쳐오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대응 수준은 아직 초보적 단계다. 폭염으로 인한 온열환자 감시체계도 불과 3년 전에 구축됐고, 감염병 매개체 감시 거점센터도 전국에 3곳뿐이다. 정부는 2016년까지 감염병 감시센터를 16개로 늘리고 재해지역 보건응급조사 체계를 구축하는 등의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보다 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14-04-21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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