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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심폐기 사용한 관상동맥 수술이 생존율 높다”

“인공심폐기 사용한 관상동맥 수술이 생존율 높다”

입력 2014-05-26 00:00
업데이트 2014-05-26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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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인공심폐기를 사용해 심장을 정지 시킨 상태에서 시행하는 관상동맥우회술이 최근의 인공심폐기를 사용하지 않는 수술보다 장기 생존율이 더 높다는 분석 결과가 제시됐다.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주석중·김준범 교수팀은 1989~2012년 사이에 서울아산병원에서 관상동맥우회술로 치료한 환자 5,203명을 대상으로 평균 6.4년을 추적 관찰한 결과, 인공심폐기를 사용한 수술(CABG)이 인공심폐기를 사용하지 않은 수술(OPCABG) 보다 우수한 장기 생존율을 보였다고 26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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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10년간의 장기 추적관찰에서는 인공심폐기를 사용한 관상동맥우회술이 OPCAB에 비해 약 6.2%나 높은 생존율을 보였다. 이는 최근 OPCABG이 최선의 관상동맥우회술 방법이라는 일반적인 인식에 경종을 울리는 연구 결과로, 획일적 수술법에서 탈피해 환자 상태에 따른 맞춤형 관상동맥우회술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연구팀은 환자 5,203명을 인공심폐기를 사용한 환자군 2,870명과 그렇지 않은 환자군 2,333명으로 나눠 수술 후 1년, 5년, 10년의 장기 생존율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인공심폐기 사용 환자군의 생존율이 각각 0.6%, 4.2%, 6.2% 등으로 계속해 높아졌다. 연구팀은 “관상동맥우회술 후 30일과 1년 시점에서는 두 그룹 간에 의미있는 생존율 차이가 없었으나 1년이 지나면서 생존율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해 이후에는 시간이 지나도 차이가 좁혀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관상동맥우회수술(CABG)은 심장 근육에 혈액 및 산소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에 협착 및 폐쇄가 생겼을 때 그 관상동맥을 거치지 않고도 심장에 혈액이 정상적으로 공급되도록 팔다리나 내흉동맥 등의 자기 혈관을 떼어 붙여 새로운 경로를 만들어 주는 수술이다.

심장은 수축과 이완이 반복되기 때문에 미세혈관을 연결하는 관상동맥우회수술의 경우 심장을 정지시킨 상태에서 인공심폐기를 통해 혈액을 순환시켜 혈관을 이식·봉합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인공심폐기를 사용할 경우 혈액이 인공심폐기의 튜브를 지나야 해 전신적인 염증 반응이 생길 수 있으며, 심하면 출혈로 인한 수혈 요구량 증가, 폐 기능 저하 등의 부작용과 뇌신경학적 합병증까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1995년부터 무심폐기 관상동맥우회술이 적용되었다. 최근에는 ‘안정기’라는 기구로 심장의 표면을 흡착, 수술 부위만 국소적으로 움직임을 제어한 채 혈관을 연결하는 OPCAB이 가능해졌고, 대부분의 의사들이 이 방법을 최상의 수술법으로 여겨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OPCAB의 장기 치료 성적이 기존의 인공심폐기를 사용한 관상동맥우회술에 비해 기대했던 것만큼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이 유럽과 미국 등을 중심으로 제기돼 왔다. 이 연구 전까지 국내에서는 인공심폐기 사용 여부에 따른 관상동맥우회술의 장기 생존율에 관한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다.

주석중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앞으로는 어느 한 가지 수술법만을 고수 하지 않고 각 방법의 장단점을 충분히 고려해 개별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맞춤형 관상동맥우회술을 시행할 수 있는 근거를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면서 “이를 통해 보다 과학적인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주 교수는 이어 “이번 연구를 통해 인공심폐기를 이용한 수술이 장기적으로 사망의 위험을 의미 있게 낮추는 것으로 관찰되었으나 많은 경우 인공심폐기를 사용하지 않는 무심폐기 관상동맥우회술도 합병증 없이 우수한 결과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관상동맥우회수술 방법은 신중히 고려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심장학회지(JACC) 최신호에 게재됐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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