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전파자는 확진이 늦었다

슈퍼전파자는 확진이 늦었다

이현정 기자
이현정 기자
입력 2015-06-24 00:22
업데이트 2015-06-24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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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보다 4일 더 걸려 격리 실패한 데다 폐렴도… 80명에 옮긴 14번째 환자 퇴원

한 명의 환자가 여러 명에게 메르스 바이러스를 전파한 이른바 ‘슈퍼전파자’들은 공통적으로 비(非)전파 환자보다 발병 후 확진이 늦고 폐렴 등의 증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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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갑 대한의사협회 신종감염병대책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은 국내 메르스 확진자 가운데 2명 이상의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한 1번째(68), 6번째(71), 14번째(35), 15번째(35), 16번째(40) 환자 등 5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런 공통점을 보였다고 23일 밝혔다. 9명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한 76번째 환자(75·여)는 조사 당시 자료가 수집되지 않아 분석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들 5명은 감염돼 증상이 시작되고서 확진 판정을 받기까지 평균 8.2일이 걸렸다. 메르스를 전파하지 않은 나머지 환자가 평균 4.6일인데 비해 3일 이상 늦다. 발병 후 확진이 늦어지면서 격리조치도 그만큼 지연돼 다른 환자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여지가 많았다.

또 메르스로 폐렴이 시작되면 기침 등을 통해 바이러스가 더 잘 퍼지게 되는데, 5명은 전원이 폐렴 증세를 보였다.

이 위원장은 “폐렴이 발생한 환자의 경우 바이러스 증식이 상당히 활발하기 때문에 병원 내에서 가래를 채취하는 과정에서 바이러스 배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삼성서울병원에서 80명 넘게 감염시킨 14번째 환자는 이날 완치돼 퇴원했다. 보건당국은 워낙 많은 이들을 감염시킨 탓에 이 환자가 슈퍼전파자의 낙인 효과로 인한 심리적 고통을 느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심리치료를 지원할 방침이다. 14번째 환자는 평택성모병원에서 국내 첫 환자에게 감염됐으나, 지난달 27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내원할 때까지 보건당국은 환자의 존재를 파악하지 못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15-06-2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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