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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전두환 수사’ 본궤도…재용씨 등 본격 수사

檢 ‘전두환 수사’ 본궤도…재용씨 등 본격 수사

입력 2013-08-20 00:00
업데이트 2013-08-20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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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금 관리인’ 처남 이창석씨 첫 구속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 중 처음으로 처남 이창석씨가 구속되면서 미납 추징금 환수를 위한 검찰 수사가 본궤도에 올랐다.

이씨는 전씨의 비자금을 종자돈으로 재산을 불려 이를 전씨 자녀들에게 물려준 ‘고리’이자 ‘관리인’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그는 전씨 차남 재용씨의 사업 파트너 겸 후견인 역할도 해온 터라 재용씨 등 전씨 자녀들의 소환 조사가 임박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재산 관리인’으로 지목된 처남 이창석씨가 19일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중앙지법으로 들어오다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이씨는 전씨 차남 재용씨가 운영하는 부동산 개발회사 비엘에셋의 대출을 위해 경기도 오산 땅 일부를 담보로 제공하는 등 전씨의 비자금에서 유래한 차명재산을 관리한 혐의(조세포탈 등) 등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재산 관리인’으로 지목된 처남 이창석씨가 19일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중앙지법으로 들어오다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이씨는 전씨 차남 재용씨가 운영하는 부동산 개발회사 비엘에셋의 대출을 위해 경기도 오산 땅 일부를 담보로 제공하는 등 전씨의 비자금에서 유래한 차명재산을 관리한 혐의(조세포탈 등) 등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두번째 타깃은 누구 = 이씨는 1998년 검찰의 5공 비리 수사 때 탈세 등의 혐의로 구속되는 등 이미 수차례 검찰 조사를 받은 전력이 있다.

이씨는 다시 서울중앙지검 ‘전두환 일가 미납 추징금’ 특별환수팀의 첫 구속자가 됐다. 환수팀 출범(5월24일) 석달만이자 지난 12일 수사로 전환한 지 1주일 만이다.

검찰은 12일 이씨를 소환 조사하고 이틀 뒤인 14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미납 추징금 집행’에 방점을 두고 있던 검찰의 무게 중심은 이때부터 사실상 ‘수사’로 전환됐다.

이씨를 구속한 검찰의 다음 목표는 재용씨가 될 가능성이 크다.

검찰은 재용씨의 불법행위 여부 파악에 가장 용이한 인물이 이씨라고 보고 수사해왔다.

실제로 이씨의 혐의에는 2006년 오산 양산동 631 등 2필지 1만6천500㎡(5천평)와 양산동 산19-60 2필지 26만4천㎡(8만평)를 재용씨 소유의 삼원코리아와 비엘에셋에 각각 증여하면서 이를 매도로 허위 신고해 법인세 60억원 상당을 포탈했다는 내용이 있다.

전씨 장남 재국씨와 삼남 재만씨도 검찰 수사 대상이다.

재국씨는 조세회피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워 재산을 도피하고 탈세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시공사의 경영 자금 출처와 미술품 구입자금 등에서도 불투명한 부분이 적지 않다.

삼남 재만씨는 미국에 보유했거나 보유 중인 주택과 캘리포니아에서 운영 중인 와이너리의 매입자금과 관련해 그 출처를 의심받고 있다.

향후 수사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현재로서는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수사는 생물’이라는 말처럼 수사 과정에서 어떤 사실이 새로 드러날지, 검찰의 칼날이 어디까지 뻗어나갈지 섣불리 예단하기가 어렵다.

검찰은 이씨와 재용씨 사이의 각종 거래 과정에 개입한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한 뒤 조만간 재용씨 등 핵심 인물들을 차례로 불러 조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산땅 비자금 유입 규명이 핵심 = 이씨를 구속한 검찰의 당면 과제는 오산 땅 거래 과정을 둘러싼 비자금 흔적의 규명이다.

전씨의 비자금이 유입된 직접 증거를 찾거나 적어도 비자금 등 불법재산에서 유래한 재산이라는 점을 입증할 단서를 확보해야 한다.

이씨는 124억원 상당의 양도세와 법인세를 포탈한 혐의로 구속됐다.

그는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은 경기도 오산 땅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다운계약서 등을 작성하고 재용씨에게 사실상 땅을 증여하면서도 매도로 꾸민 혐의를 받고 있다.

오산 땅은 이씨의 부친이 매입했지만 자금 원천이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의심받고 있다. 이씨가 사실상 전씨 소유의 오산 땅을 차명 관리해왔다는 것이다.

실제 검찰은 전씨 일가의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전씨 측과 이씨가 재산분배를 놓고 합의한 내용이 담긴 문건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최근 이씨의 범죄 혐의와 연관된 토지들을 대부분 압류 조치한 것도 오산 땅의 자금 원천이 전씨 비자금이라는 관측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이씨는 검찰 조사에서 “부친(이규동)의 유지가 있어 조카들을 도와줬을 뿐이고 오산 땅은 부친으로부터 상속받은 재산”이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향후 검찰 수사는 오산 땅의 매입 자금 및 경위, 매각과정에 전씨 측의 연루 여부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전씨 일가측 대응이 변수 = 검찰이 수사의 고삐를 죄면서 전씨 측의 대응도 주목받고 있다.

당초 검찰이 일가족의 회사와 자녀들에 대한 본격 수사에 나설 경우 전씨 측이 ‘반대급부’로 은닉재산을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실제로 전씨의 부인 이순자씨는 지난 2004년 차남 재용씨가 증여세 탈세로 구속됐을 때 200억원의 추징금을 대납한 바 있다.

그러나 전 전 대통령 측은 아직 이렇다 할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 제기된 자진납부 가능성에 대해서도 “의혹 해명이 우선”이라며 “재산에 연연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진 납부 의사를 밝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검찰이 자녀들을 소환하는 등 수사의 수위를 높여나갈 경우 전씨 측이 내부 협의를 거쳐 모종의 ‘대안’을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이 이창석씨 구속에 이어 ‘적극적인 수사 및 형사처벌 카드’를 내보임에 따라 ‘회피 내지 수세적 방어’ 태도를 보여왔던 전씨 일가가 어떻게 반응할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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