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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검사 ‘공갈 혐의’ 기소는 검찰사상 초유

현직 검사 ‘공갈 혐의’ 기소는 검찰사상 초유

입력 2014-01-22 00:00
업데이트 2014-01-22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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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부탁’ 에이미는 교사 혐의 적용 안돼”’도덕적 해이’ 심각…검찰조직 가다듬어야”

여성 연예인을 위해 병원장을 협박해 금품을 제공하도록 한 ‘해결사’ 전모(37) 검사가 재판에 넘겨져 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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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호 대검찰청 감찰본부장이 22일 오전 대검 기자실에서 ‘해결사 검사’ 수사결과를 발표한 후 인사하고 있다. 검찰은 자신이 기소했던 여성 연예인 에이미를 위해 병원장을 협박해 무료 수술을 하게 하고 돈을 받도록 해준 혐의(형법상 공갈 및 변호사법 위반)로 춘천지검 전모(37) 검사를 구속 기소했다.  연합뉴스
이준호 대검찰청 감찰본부장이 22일 오전 대검 기자실에서 ‘해결사 검사’ 수사결과를 발표한 후 인사하고 있다.
검찰은 자신이 기소했던 여성 연예인 에이미를 위해 병원장을 협박해 무료 수술을 하게 하고 돈을 받도록 해준 혐의(형법상 공갈 및 변호사법 위반)로 춘천지검 전모(37) 검사를 구속 기소했다.
연합뉴스
현직 검사로서는 지난해 1월16일 자신이 수사한 사건을 매형이 근무하는 법무법인에 소개한 서울중앙지검의 박모 검사가 기소된 지 1년만이다.

그보다 한달 전인 2012년 12월7일에는 사업가 등에게서 10억원대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김광준 서울고검 검사가, 같은 해 12월17일에는 여성 피의자와 부적절한 성행위를 가진 서울동부지검 실무수습 전모(32) 검사가 각각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대검찰청 감찰본부는 22일 여성 연예인 에이미(32·이윤지)를 위해 병원장을 협박해 무료 수술을 하게 하고 돈을 받도록 해준 혐의로 전 검사를 구속기소했다.

전 검사에게는 형법상 공갈 및 변호사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공갈죄는 사람을 공갈해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경우, 제3자로 하여금 재물의 교부를 받게 하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한 경우 성립한다.

현직 검사가 공갈 혐의로 구속 기소된 것은 66년 검찰 역사상 처음이라고 대검은 설명했다.

협박죄의 경우 일정한 해악을 가할 것처럼 말해 현실적으로 상대방이 겁을 먹었을 때 적용된다. 통상 고위 공직자 등이 지위를 이용해 위압적인 언동을 할 때 적용된다.

공갈죄는 협박과 상황이 비슷하지만 본인 또는 제3자 등 누군가가 ‘재물·금전적 이득’을 얻었을 경우에 성립한다.

이 같은 특성 때문에 형법에서도 공갈죄는 대표적인 재산 범죄인 사기죄와 비슷한 범주로 분류하고 있다.

통상 공갈죄는 조직 폭력배나 단순 ‘잡범’ 등에게 적용될 때가 많다.

흔치는 않지만 고위 공직자가 누군가에 강압적인 분위기를 흘려 제3자 등이 재물을 받거나 금전적 이익을 얻도록 했는데도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처벌하기 어려울 때 공갈 혐의를 적용해 처벌하는 사례도 간간이 있다.

전 검사와 에이미 측의 기존 주장을 종합하면 두 사람은 한때 좋은 감정을 가지고 만났거나 교제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 부분은 검찰의 감찰조사 및 수사 범위에는 직접 해당되지 않는다.

만약 재판에서 이런 ‘특수 관계’가 인정된다면 공갈 혐의의 위법성이 약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전 검사가 에이미와 ‘특별히 가까운 관계’에서 성형수술 부작용이라는 억울한 사정을 감안해 개인적 도움을 줬다는 주장이기 때문이다.

전 검사에게 어려운 자신의 처지를 단순히 전한 에이미는 ‘부탁’한 것으로 판단돼 공갈 교사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또 전 검사에게는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건 또는 사무에 관해 청탁 또는 알선을 한다는 명목으로 제3자인 에이미에게 금품, 이익 등을 받도록 해준 변호사법 위반 혐의도 적용됐다.

이번 사건이 전 검사의 정상적인 업무 범위에 들어 있거나 정당한 업무 수행 중에 일어난 것은 아니어서 직권남용 혐의는 적용되지 않았다고 검찰은 밝혔다. 전 검사는 주로 주말을 이용해 병원장을 만났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검사가 ‘공익의 대변자’이자 독립된 관청으로서의 검사라는 직분의 중대성을 망각한 채 저지른 ‘개인적 일탈’로 귀결됐다.

검사의 본분을 망각한 처사이자 심각한 도덕적 해이라는 비난은 피할 수 없게 됐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검사로서 있을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다”며 “비록 예견하기 힘든 한 검사의 일탈 행위이기는 하나 향후 유사 사례의 재발을 막기 위해 검찰 조직을 보다 가다듬고 관련 규정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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