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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급이라도”… 로스쿨생 ‘빅펌’ 인턴 전쟁

“무급이라도”… 로스쿨생 ‘빅펌’ 인턴 전쟁

입력 2014-06-09 00:00
업데이트 2014-06-09 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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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 된 인재” 대형로펌 필수코스 방학 앞두고 경쟁률 평균 10대1

여름방학을 눈앞에 둔 로스쿨 학생들이 대형 로펌에서 인턴으로 근무할 기회를 얻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활동 보수가 없고 선발 방식에도 논란이 많지만 인턴은 대형 로펌에 취직하기 위한 필수 관문이 돼 버렸기 때문이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2014년 하계 로스쿨 인턴’ 선발 결과 법무법인 화우가 10대1, 법무법인 광장 15대1, 법무법인 세종 14대1, 법무법인 율촌은 10대1 등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10대 대형 로펌 중 8곳에서 각 40~90명씩 하계 로스쿨 인턴을 선발한 가운데 경쟁률을 밝히지 않은 로펌에서도 대부분 10대1가량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스쿨 학생들이 방학 기간 인턴 지원에 목을 매는 가장 큰 이유는 인턴 경험이 있어야만 대형 로펌에 입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법고시를 치르던 때에는 채용 시 사법연수원 성적이 공개됐지만 로스쿨로 넘어오면서 변호사시험 성적이 공개되지 않자 대형 로펌들이 인턴제도를 통해 검증된 인재를 채용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10대 로펌에서는 매년 방학 때 실무수습 경험을 거친 로스쿨 졸업자 중 평가가 좋은 20~30%를 변호사로 채용하고 있다. 심지어 로스쿨 출신 변호사는 무조건 자사에서 실무수습을 거쳐 검증이 된 사람만을 선발하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로스쿨 학생들도 대형 로펌을 ‘빅펌’(Big+Law firm)이라고 부르며 선호하고 있다. 빅펌에 입사할 경우 초임이 월 800만~900만원에 달할 정도로 고수익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로스쿨 출신 법조인이 쏟아져 경쟁자가 많아짐에 따라 빅펌은 로스쿨 학생들에게 ‘꿈의 직장’으로 불리고 있다.

로스쿨 학생들은 인턴 채용 과정에서 다소 불합리한 부분이 있더라도 꾹 참고 지원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대부분의 빅펌은 서류전형으로만 인턴을 선발해 지방 로스쿨 출신 학생들이 차별을 받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부분 서류에 기재된 출신 학교·학점·어학성적 등을 바탕으로 채용을 결정한다. 2~3주의 인턴 기간 동안 보수를 지급하지 않는 로펌이 대다수다. 학생들이 실무에 별달리 도움이 안 되고, 오히려 로펌에서 교육을 해 줘야 하는 상황이라 보수를 주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신봉기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보수를 안 받으면서도 인턴에 지원해야 하는 상황이 생겼다”며 “빅펌 취업을 고대하는 학생들은 을의 입장인지라 문제 제기를 하지 못하고 있지만 이제라도 이에 대한 기준 정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용섭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서류전형으로만 선발이 이뤄지다 보니 사회지도층의 자제들이 빅펌에 쉽게 입사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면서 “필기시험이나 면접 등을 시행해 객관적 기준을 가지고 인재를 뽑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14-06-0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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