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권남용·횡령·배임 등 6개 혐의… 박용성 前이사장 공범으로 소환
검찰이 박범훈(67)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 전 수석은 정부가 ‘부정·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한 뒤 검찰이 수사해 온 인물들 가운데 최고위급 이명박 정부 인사다.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 배종혁)는 4일 박 전 수석에 대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및 뇌물·배임, 사립학교법 위반과 사기, 횡령 등 6가지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수석은 2011~12년 중앙대가 추진했던 서울·안성 본·분교 통폐합과 적십자 간호대 인수사업에 특혜를 주도록 교육부에 압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당시 교육부 관계자들을 여러 차례에 걸쳐 소환조사하면서 박 전 수석의 지시와 외압이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박 전 수석이 이 같은 외압의 대가로 중앙대 재단을 소유한 두산그룹으로부터 이권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2008~2012년 박 전 수석이 이사장으로 있는 사단법인 뭇소리에 두산그룹 계열사들이 거액 후원금을 낸 정황도 일부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 전 수석이 청와대 근무를 마친 바로 이듬해인 2014년 두산엔진 사외이사로 선임된 일도 석연치 않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박 전 수석은 또 자신이 토지를 기부해 지은 경기 양평군 중앙국악연수원 건물 1동을 청와대 근무가 끝난 뒤인 2013년 재단법인 뭇소리로 소유권을 이전시킨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뭇소리 재단을 사실상 박 전 수석의 개인 소유로 보고 횡령 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검찰은 박 전 수석이 중앙대 총장으로 재직하던 2008년 중앙대와 우리은행이 주거래은행 계약을 하면서 법인계좌로 기부금 명목의 돈을 받아 사립학교법 위반 및 배임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사립학교법상 학교회계와 법인회계는 명확히 구분되고 기부금은 학교회계 수입으로 관리해야 한다.
검찰은 박용성 전 중앙대 이사장도 박 전 수석이 저지른 배임 혐의의 공범으로 보고,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2015-05-05 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