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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수완박’ 위헌성 놓고 법조계 “헌법 정신 위배” VS “확대해석”

‘검수완박’ 위헌성 놓고 법조계 “헌법 정신 위배” VS “확대해석”

한재희 기자
입력 2022-04-13 17:27
업데이트 2022-04-13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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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수완밥 법안 위헌성 법조계 팽팽히 맞서

김오수 검찰총장이 1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 법안 당론 채택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2.04.13 박윤슬 기자
김오수 검찰총장이 1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 법안 당론 채택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2.04.13 박윤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4월 처리 당론을 확정한 이른바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의 위헌성을 두고 법조계의 의견은 팽팽히 맞서는 모양새다.

김오수 검찰총장의 주장과 마찬가지로 위헌 소지가 있다는 시각도 있는 반면 민주당의 주장처럼 ‘확대 해석’이란 반론도 만만찮다.

위헌 논란의 핵심은 헌법이 체포·구속·압수·수색에 관한 영장주의를 규정하며 영장청구권을 검사에게 부여한 부분을 어떻게 해석하느냐다. 검수완박에 반대하는 쪽에선 이 규정을 근거로 검사가 수사 주체가 돼야 영장청구가 가능하므로 검찰을 수사에서 배제하는 것은 위헌 소지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13일 “검수완박은 헌법이 검사에게 영장청구권을 부여한 헌법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으로서 헌법 파괴 행위에 다름 아니다”라며 반발한 것이 같은 맥락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검사의 영장청구권은 수사를 전제로 한 것이란 분석이 많다. 황도수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법에는 검사의 영장청구 권한만 쓰여 있긴 하지만 그 문자 이면에는 검사가 수사를 한다는 개념이 들어간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수사를 검사만 할 수 있단 주장은 할 수 없어도 최소한 검사가 수사한다는 것은 인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수사와 기소는 (헌법상) 떼어낼 수 있는 부분이 맞지만 검사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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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오수 검찰총장이‘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을 저지하겠다고 밝힌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건너편에‘총 사퇴하세요’라고 적힌 화환이 놓여 있다. 2022.4.13 연합뉴스
김오수 검찰총장이‘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을 저지하겠다고 밝힌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건너편에‘총 사퇴하세요’라고 적힌 화환이 놓여 있다. 2022.4.13 연합뉴스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는 “검사의 영장청구권이 작동할 수 있는 원리는 검찰이 수사를 하고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에 영장을 신청한다는 것”이라며 “일련의 과정이 다 연결돼 있는데 수사권은 뺏고 영장청구권만 남기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수사와 기소가 따로 돼 있는 것은 몇몇 국가뿐이고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는 그렇지 않다”면서 “수사를 해야 기소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검수완박 법안 추진의 적절성과는 별개로 이것이 헌법에 위배된다고 볼 수는 없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헌법에 검찰의 수사권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이 없음에도 영장청구권을 근거로 위헌이라고 하는 것은 확대 해석이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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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12일 의원총회에서 검찰 수사권을 완전 박탈한다는 이른바 ‘검수완박’ 관련법에 대해 논의했다. 앞서 김오수 검찰총장은 직을 걸고 법안 통과를 막겠다는 각오를 그제 밝혔다.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주차장 입구 모습.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12일 의원총회에서 검찰 수사권을 완전 박탈한다는 이른바 ‘검수완박’ 관련법에 대해 논의했다. 앞서 김오수 검찰총장은 직을 걸고 법안 통과를 막겠다는 각오를 그제 밝혔다.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주차장 입구 모습. 연합뉴스
이종수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영장청구권에 자동으로 수사권이 따라가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 오랫동안 그 전통을 유지한 국가도 있는데 소추의 영역이 수사와 뗄 수 없다는 것도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꼬집었다.

김 총장은 이날 국회, 청와대, 헌법재판소에 이르기까지 각 단계에 따라 절차와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했지만 해당 문제를 헌재에서 다루기는 쉽지 않단 시각도 있다.

전학선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법에 검찰의 수사권을 보장하는 취지가 담겼다면 지금 경찰이 하는 수사도 위헌이라고 봐야 하는 거 아니냐”면서 “헌법소원도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돼야 할 수 있는데 수사 권한이 검찰 이외의 다른 쪽으로 가는 것을 기본권 침해와 연관 짓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곽진웅·이태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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