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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권 진입부터 착륙까지 ‘공포의 7분’, 에어백 대신 로봇·크레인… 7년 같았다”

“대기권 진입부터 착륙까지 ‘공포의 7분’, 에어백 대신 로봇·크레인… 7년 같았다”

입력 2012-08-14 00:00
업데이트 2012-08-14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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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탐사로봇 착륙총괄팀장 앨런 첸이 말하는 긴박했던 그 순간

“착륙 확인!” 지난 5일 밤 10시 32분(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의 미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관제실에서 마이크를 통해 이 말이 흘러나오는 순간 수십명의 연구원들이 일제히 환호했다. 당시 미국은 물론 전 세계를 흥분시켰던 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화성 탐사로봇 ‘큐리오시티’의 착륙 부문 총괄팀장 앨런 첸(33)이었다. 이번 프로젝트의 가장 어려운 과정인 착륙 부문을 책임진 첸 팀장이 12일 국내 언론으로는 처음으로 서울신문과 전화 인터뷰를 갖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타이완계 미국인으로 코네티컷주에서 태어나 매사추세츠공대(MIT)를 졸업한 그는 당시의 흥분이 아직 가시지 않은 듯한 목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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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로봇 큐리오시티가 지난 5일(현지시간) 화성 표면에 무사히 착륙하면서 인류의 화성 탐사 작업은 더욱 속도를 내게 됐다. 큐리오시티가 주 카메라인 마스트캠으로 찍은 화성 표면. 로봇 동체 앞으로 화성의 거친 지표면이 보인다.  NASA
미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로봇 큐리오시티가 지난 5일(현지시간) 화성 표면에 무사히 착륙하면서 인류의 화성 탐사 작업은 더욱 속도를 내게 됐다. 큐리오시티가 주 카메라인 마스트캠으로 찍은 화성 표면. 로봇 동체 앞으로 화성의 거친 지표면이 보인다.
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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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로봇 큐리오시티가 지난 5일(현지시간) 화성 표면에 무사히 착륙하면서 인류의 화성 탐사 작업은 더욱 속도를 내게 됐다. 네덜란드 민간기업인 ‘마스원’이 공개한 캡슐형 우주선의 화성 착륙 가상도. 이 회사는 2022년 9월 우주비행사 4명을 화성에 보내 NASA보다 먼저 인류를 화성에 정착시키고 이 과정을 리얼리티 TV 쇼로 제작하겠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마스원 제공
미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로봇 큐리오시티가 지난 5일(현지시간) 화성 표면에 무사히 착륙하면서 인류의 화성 탐사 작업은 더욱 속도를 내게 됐다. 네덜란드 민간기업인 ‘마스원’이 공개한 캡슐형 우주선의 화성 착륙 가상도. 이 회사는 2022년 9월 우주비행사 4명을 화성에 보내 NASA보다 먼저 인류를 화성에 정착시키고 이 과정을 리얼리티 TV 쇼로 제작하겠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마스원 제공
→큐리오시티가 화성에 무사히 착륙한 걸 확인했을 때 느낌이 어땠나.

-매우 흥분됐고 기뻤고 행복했다. 한편으로는 안도감도 들었다. 그동안의 어려움을 이겨낸 팀 동료들이 자랑스러웠다.

→무엇이 가장 어려웠나.

-화성의 뜨거운 열로부터 큐리오시티를 보호하는 것과 자동차만 한 크기의 큐리오시티를 착륙시키는 일이 힘든 과제였다. 원격 조종이어서 큐리오시티를 통제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큐리오시티가 우리에게 착륙했다는 신호를 보내는 데 14분이나 걸렸고, 우리가 다시 큐리오시티에게 명령을 내리는 데 14분이 걸렸다.

→큐리오시티가 왜 그렇게 커야 했나.

-화성에 연구실이 없기에 연구실을 가져갔다고 보면 된다. 화성 표면에서 데이터를 수집할 10개의 장비를 큐리오시티 안에 장착해야 했고, 그 장비들이 과거에 비해 더 크고 정교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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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첸
앨런 첸
→화성 대기권 진입부터 착륙에 소요된 7분이 ‘공포의 7분’이라고 불릴 만큼 조마조마했다는데.


-처음으로 에어백 대신 로봇과 크레인을 이용해 착륙시키는 방식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하나라도 잘못되면 모든 게 끝이었기에 긴장됐고 초조했다. 돌이켜보면 7분이 7년 같았다.

→크레인 사용 아이디어는 어떻게 나왔나.

-큐리오시티의 무게가 1t이나 되기 때문에 에어백 방식은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 정도 무게를 견딜 에어백은 디자인할 수도, 마땅한 재질을 구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천천히 착륙시키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했고 헬리콥터에서 로프로 물건을 내려놓는 원리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왜 큐리오시티 탐사를 10년간이나 준비해야 했나.

-작은 팀에서부터 시작했고 나중에 차츰 인원이 보강되면서 단계적으로 프로젝트가 진행됐기 때문에 시간이 걸렸다.

→일각에서는 25억 달러(약 2조 8000억원)나 들인 이번 프로젝트가 인간의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것 외에 실질적으로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무용론이 제기되는데.

-우주개발은 인류에게 영감을 주고 과학을 고무시키고 기술혁신을 가져올 수 있다.

→인간이 화성에서 살 수 있는 날이 올까.

-단정하기 힘들다. 보내오는 데이터를 통해 화성을 이해하는 일이 먼저다.

→현재까지 큐리오시티의 활동은 어떻게 평가하나.

-인상적이다. 처음 며칠 동안은 데이터 전송이 적었지만 앞으로 더 많은 정보가 들어올 것이다.

→화성 탐사와 관련, 다른 나라가 NASA의 기술을 따라올 수 있을 것으로 보나.

-이미 유럽 등에서 화성 탐사 시도를 여러 번 했다. 사실 큐리오시티는 NASA만의 프로젝트가 아니다. 다른 나라 기술자들이 많은 기여를 했다. 우리의 노하우를 여러 나라와 공유하고 싶다.

→금성 탐사는 안 하나.

-여러 번 시도했다. 다만 금성은 화성에 비해 훨씬 뜨겁기 때문에 탐사선 착륙이나 작동이 화성보다 어렵다.

→미국에 비해 우주개발 기술이 뒤떨어져 있는 한국에 조언을 해 준다면.

-한국에도 훌륭한 과학자가 많고 우주에 흥미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다른 나라들과 기술, 리스크, 혜택 등을 공유하는 노력을 경주했으면 한다.

→우주 과학자가 되고 싶은 한국 어린이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은.

-꿈을 좇아라. 우주든 과학이든 꿈을 키우고 소통할 수 있는 능력과 기술을 키워라.

→큐리오시티 프로젝트에 한국계도 참여하고 있나.

-순항(크루즈)팀에 ‘데이비드 오’라는 한인이 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2012-08-1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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