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왕 입자, 힉스 넘어 ‘최종이론’ 꿈꾸다

왕 입자, 힉스 넘어 ‘최종이론’ 꿈꾸다

입력 2012-09-18 00:00
업데이트 2012-09-18 00:12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피터 왕 에버딘대 교수 “힉스도 설명 못한 ‘중력 존재’ 입증할 새 입자 있다”

●왕 교수 “스칼라 중력입자 있다” 발표

비교적 젊은 초신성이 미항공우주국(NASA)의 찬드라 엑스레이 망원경에 잡힌 모습. 폭발하면 엄청난 열과 빛을 내뿜는다.
비교적 젊은 초신성이 미항공우주국(NASA)의 찬드라 엑스레이 망원경에 잡힌 모습. 폭발하면 엄청난 열과 빛을 내뿜는다.
인류 최대의 실험으로 불리는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힉스 입자(Higgs boson) 찾기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지난 7월 CERN은 거대강입자가속기(LHC)에서 힉스로 추정되는 입자의 존재를 확인했으며, 검증을 거쳐 연말쯤이면 힉스의 존재 유무를 확정지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힉스는 137억년 전으로 추정되는 ‘빅뱅’ 발생 직후 모든 물질을 구성하는 6쌍의 구성 입자와 힘을 전달하는 4개 매개 입자들에 각각의 질량과 성질을 부여한 것으로 알려져 ‘신의 입자’로 불린다. 1964년 처음 존재를 주장한 피터 힉스 에든버러대 물리학과 교수의 이름을 따 힉스로 명명됐다. 물리학자들은 힉스 입자의 발견이 현대 물리학의 근간인 ‘표준모형’의 완성이라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올해 말 인류는 우주만물의 원리를 모두 파악하게 되는 것일까. 애석하지만 그렇지 않다.

표준모형은 ‘우주가 무엇으로 구성돼 있는가.’라는 질문에 ‘힉스를 포함한 총 17개의 입자가 상호작용을 하면서 우주 만물을 구성하고 유지한다.’고 답한다. 표준모형을 통해 전기력과 자기력을 일컫는 ‘전자기력’, 원자핵과 같은 단단한 물질을 묶어 주는 ‘강한 핵력’, 아주 작은 물질이 성질이 다른 물질과 관계를 맺게 해주는 ‘약한 핵력’ 등의 원리를 설명할 수 있다. 우주의 힘 네 가지 중 세 가지가 표준모형으로 해결된다. 하지만 표준모형은 질량이 있는 두 물질이 서로를 끌어당기는 힘인 ‘중력’을 설명할 수 없다. 중력은 400년 전 갈릴레이와 뉴턴에 의해 존재가 입증됐지만 아직 원리가 밝혀지지 않고 있는 ‘미지의 힘’이다. 결국 표준모형은 모든 학자들이 꿈꾸는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는’ 최종이론(Theory of everything)이 될 수 없다.

중력에 대한 새로운 가설이 물리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힉스’ 이후 물리학계 최고의 화두가 될 것이 분명한 이 가설은 9월 초 피터 왕 에버딘대 교수가 “중력의 존재를 입증할 수 있는 새로운 입자인 ‘스칼라 중력 입자’가 있다.”고 발표하면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 가디언 등 외신들은 이 입자를 ‘왕 입자’(Wang particle)라는 별칭으로 부르고 있다. 가디언은 “물질의 근본에 이름을 남긴 과학자는 입자의 한 그룹을 뜻하는 ‘보스 입자’(보존)에 이름을 남긴 인도 물리학자 사티엔트라 나스 보스(1894~1974)와 피터 힉스가 유이(有二)하다.”면서 “왕 교수의 이론이 입증되면 이 같은 영광을 받을 세 번째 사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왕 입자 존재땐 별의 폭발도 설명 가능”

왕 교수는 ‘왕 입자’에 대한 아이디어를 ‘별은 왜 폭발하는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던 중에 얻었다. 거대한 별은 핵융합 발전소와 같은 원리로 활동한다. 수소 원자가 융합하면서 헬륨 원자들이 탄생하는 과정에서 에너지가 생겨 빛과 열을 만들고, 이렇게 만들어진 별의 핵 속에서 산소·탄소·철 등 무거운 원소들이 생겨난다. 나이가 든 거대별은 최후를 맞으며 초신성 폭발을 일으킨 뒤 중성자별 또는 블랙홀로 바뀌며 소멸하거나 중성자별 상태에서 또 다른 별과 합쳐져 새로운 블랙홀로 진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천문학자들은 아직까지 이런 폭발이 왜 일어나고, 초신성 폭발이 어떻게 ‘우주에서 유일한 빛’으로 불릴 만큼 막대한 에너지를 방출하는지에 대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왕 교수는 이 같은 폭발에 ‘왕 입자’가 관여하고 있다고 봤다. 왕 교수는 “이 입자는 표준모형의 기본입자들과 비슷하며 힉스와 같은 스칼라 입자”라고 설명했다. 스칼라 입자는 그 자체로는 아무런 회전이나 자기력을 가지고 있지 않은 입자로, 다른 입자와의 상호작용에 의해서만 역할을 한다. 왕 교수의 이론에 따르면 힉스는 힉스장을 만들어 다른 입자들에 질량과 성질을 부여하지만, 왕 입자는 각 입자들이 서로 끌어당기는 중력을 갖도록 한다.

그는 “왕 입자의 존재를 가정하면 별의 폭발에서 생기는 에너지를 설명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중력도 입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왕 교수는 오는 12월 CERN과 왕 입자를 찾기 위한 실험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힉스 이후 LHC 활용을 고민하고 있는 CERN 역시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2012-09-18 25면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