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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보고서 “인공구름으로 태양 차단해 지구 식히자”

미 보고서 “인공구름으로 태양 차단해 지구 식히자”

입력 2015-02-11 10:27
업데이트 2015-02-11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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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난화 대책으로 인공 구름을 활용하자는 제안이 미국 과학계에서 나왔다.

대기중에 이산화황 입자를 살포, 인공 구름을 만들어 태양광선을 차단하면 지구를 식힐 수 있다는 개념이다.

미국 국립학술원은 10일(현지시간) 2권짜리 보고서를 통해 SRM(태양복사에너지관리)로 불리는 인공 구름 개념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더나아가 실제 환경에서 소규모로 이를 실험해볼 것을 제안했다.

미국 정부 유관 학술기관이 인공 구름 실험을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공 구름은 오래전에 온난화를 막을 지구공학적 최후 수단의 하나로 제시된 바 있지만 아무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인공 구름은 대형 화산 폭발과 같은 효과를 갖고 있어 상대적으로 비용이 덜 들고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 학자들은 온난화가 악화되고 있고 일부 국가들이 일방적 행동에 나설지 모른다는 이유로 인공 구름의 효과를 측정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학계는 그들도 알 수 없는 극적이고 위험한 부작용이 잠재하고 있을지 모른다며 대체로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미국 과학원의 보고서도 엄청난 리스크 때문에 당장 실험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본다는 전제를 달았다. 보고서를 작성한 미국 학술원 패널에 참여한 학자들도 실험에 앞서 일종의 정부나 다른 기관의 감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적 학술지 사이언스의 편집인으로 패널 의장을 맡고 있는 마시아 맥너트는 “소규모 외부 실험은 허용될지 모른다. 다만 허용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결정하는 것이 과학자들의 손에 있지 않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인공 구름 개념을 정치적으로 뜨거운 감자라고 표현하면서 “시민사회가 어디에 선을 그을지를 논의하는데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 과학자들은 실험이 이뤄진다면 ‘지구 해킹’이 빈번히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보고서의 공동 저작인 왈리드 압달라티 미국 콜로라도대 교수는 일종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패널에 참여하는 학자들은 일단 이런 땜질에 나선다면 지구 온난화가 엄청난 위력으로 재발할 것을 우려해 이를 중단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산화황 입자를 살포하기로 한다면 1천년 이상 지속돼야 한다는 것이다.

랠프 시서론 미국 학술원 원장에 따르면 이번 보고서는 미국 정보기관들의 요청에 따라 마련된 것이다. 전세계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지 못한 탓에 학자들이 “지구공학이라는 것을 최소한 검토해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학술원 패널은 보고서에서 대기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지하에 매장하는 기술을 별도로 다루면서 이를 선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인공 구름과는 달리 비용이 많이 들고 지구를 냉각시키는데 수십년이 소요된다는 것이 흠이다

이산화탄소는 석탄과 석유, 천연가스의 연소에 따른 부산물이다. 대기중에서 이산화탄소를 제거한다는 것은 인위적 요인에 의한 지구 논난화의 근본 원인을 치유하는 셈이다.

학술원 보고서는 이에 반해 인공 구름은 증상만을 다스리는 대증요법이며 바닷물의 산성화에는 아무런 효과를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유력한 기후공학자인 하버드대학의 데이비드 케이스 교수는 이번 보고서를 환영하면서도 미흡한 측면이 있다고 논평했다. 그는 1㎏의 이산화황을 대기에 살포해 그 결과를 알아보는 실험을 제의했다.

럿거스 대학의 앨런 로복 교수는 소량의 이산화황을 구름에 뿌리고 비행선이나 드론을 띄워 그 결과를 살펴본다면 흥미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실험은 적절한 감독하에 이뤄져야 한다고 못박았다.

여타 기후과학자들은 그러나 최후의 수단으로라도 이런 실험을 해서는 안된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의 기후과학자 마이클 만 교수는 이런 생각은 득보다 실이 훨씬 많을지 모른다고 지적하면서 과학자들은 의사들이 위험 회피를 우선하는 원칙에 따라 환자를 다루고 있듯이 지구를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공 구름 구상은 이산화탄소 제거 구상보다는 훨씬 나쁜 선택일지 모르지만 일부에게는 더 매력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텍사스 A&M 대학의 대기과학자 앤드루 데슬러 교수는 “지금 당장 시험해볼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기술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사실상 거의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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