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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년전 한반도 진주에 캥거루처럼 뛴 포유류 ‘코리아살티페스 진주엔시스’

1억년전 한반도 진주에 캥거루처럼 뛴 포유류 ‘코리아살티페스 진주엔시스’

입력 2017-02-21 22:40
업데이트 2017-02-21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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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기 ‘발자국’ 세계 첫 발견

천적 피해 뒷발 2개로 뜀걸음
발길이 1㎝… 몸집은 10㎝
다양한 척추동물의 천국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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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익룡, 악어 등 천적을 피해 뒷발로 뛰어다닌 중생대 백악기의 포유동물 ‘코리아살티페스 진주엔시스’를 복원한 모습.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제공
공룡, 익룡, 악어 등 천적을 피해 뒷발로 뛰어다닌 중생대 백악기의 포유동물 ‘코리아살티페스 진주엔시스’를 복원한 모습.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제공
‘공룡의 전성기’로 알려진 중생대 백악기(1억 4500만년 전~6600만년 전)를 누빈 뜀걸음 포유류의 발자국 화석이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발견됐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캥거루나 캥거루쥐처럼 뒷발 두 개로만 뛰어다니는 작은 포유류의 발자국 화석 9쌍이 경남 진주의 진주층(1억 1000만년 전 지층)에서 발견됐다고 21일 밝혔다. 화석이 발견된 곳은 그간 공룡·익룡·새·도마뱀 발자국 화석이 발견된 진주 호탄동 화석산지에서 200m 떨어진 충무공동 135번지다. 우리나라에서 중생대에 포유동물이 살았다는 증거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는 한반도 남부가 종 다양성이 풍부한 ‘동물의 천국’이었음을 보여준다.

이번에 발견된 뜀걸음 포유류 화석에는 한국 진주에서 발견된 새로운 종류의 뜀걸음 형태 발자국이라는 의미로 ‘코리아살티페스 진주엔시스’라는 학명이 붙여졌다. 코리아살티페스 진주엔시스는 왜 네발 대신 뒷발 두 개로만 뛰어다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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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익룡, 악어 등 천적을 피해 뒷발로 뛰어다닌 중생대 백악기의 포유동물 ‘코리아살티페스 진주엔시스’의 뜀걸음 형태와 발자국 크기를 보여주는 화석.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제공
공룡, 익룡, 악어 등 천적을 피해 뒷발로 뛰어다닌 중생대 백악기의 포유동물 ‘코리아살티페스 진주엔시스’의 뜀걸음 형태와 발자국 크기를 보여주는 화석.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제공
임종덕 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관은 “당시에는 여러 종류의 육식공룡들, 익룡, 악어, 새 등 다양한 척추동물이 공존해 이들이 이 작은 포유류를 노렸을 것이 분명하다”며 “때문에 이 포유류는 천적을 피해 나무 위나 땅굴에서 생활하면서 밤에 나다니고 공격을 당하면 빠르게 벗어나기 위해 길고 강력한 뒷다리로 뛰어다닌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코리아살티페스 진주엔시스’는 발자국 크기로 봤을 때 몸집 크기가 10㎝ 정도일 것으로 추정된다. 오늘날 사막에나 초원에 사는 캥거루쥐와 비슷한 크기다. 발자국 하나의 지름(발길이)은 약 1㎝, 왼발부터 오른발까지 너비는 2.1㎝. 발자국 화석 9쌍의 총 길이는 32.1㎝, 보폭의 평균은 약 4.1㎝ 나타났다.

지금까지 발견된 뜀걸음형 포유류의 발자국 화석은 아르헨티나 중생대 쥐라기(2억 130만년 전~1억 4500만년 전) 중기 지층에서 발견된 아메기니크누스와 미국 신생대 마이오세기(2303만년 전~533만년 전)의 무살티페스, 두 개만 확인됐다.

‘코리아살티페스 진주엔시스’는 아르헨티나와 미국 화석과 비교했을 때 뜀걸음 형태가 가장 명확하고 발가락 형태, 각도, 걸음의 특징 등에서도 두드러지는 차이를 보인다.

임종덕 학예연구관은 “이는 우리나라가 추진하고 있는 중생대 백악기 한반도 척추동물 발자국 화석산지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와 관련해 중요한 학술적 가치를 더해준다”고 의미를 짚었다.

이 발자국 화석은 지난해 1월 19일 김경수 진주교대 연구팀의 최연기 노량초등학교 교사에 의해 발견된 것으로, 이후 한국·미국·중국 국제공동연구팀과 세계적인 화석 전문가들이 분석 작업을 거쳤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이 화석을 내년 하반기부터 천연기념물센터 전시관에서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 조사 결과는 지난 7일 중생대 백악기 관련 국제 학술지인 ‘백악기 연구’에도 게재됐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2017-02-2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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