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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브런치] 미세플라스틱, 빗방울에 섞여 떨어진다

[사이언스 브런치] 미세플라스틱, 빗방울에 섞여 떨어진다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20-06-13 09:00
업데이트 2020-06-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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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부지역에만 연간 1000t 이상의 미세플라스틱이 바람, 비에 섞여 이동

미세플라스틱 이미지
미세플라스틱 이미지
미세플라스틱은 치약, 각질제거를 위한 세안제는 물론 공업용 연마제에 사용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여기저기 버려진 폐플라스틱이 햇빛이나 마모로 서서히 부서져 만들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다로 흘러들어간 미세플라스틱은 해양생물들이 먹고 먹이사슬을 따라 최종 소비자인 사람에게 전달돼 축적될 가능성도 높다.

실제로 덴마크, 영국, 미국 과학자들은 이름도 무시무시한 킬러 고래(killer whale, 범고래)를 멸종 위기에 몰고 가는 ‘킬러’가 다름아닌 사람이 만들어 낸 플라스틱 조각들이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2018년 발표했다. 지난해 세계자연보호기금(WWF)과 호주 뉴캐슬대 공동연구팀은 전 세계 1인당 매주 평균 신용카드 1장 분량인 5g의 미세플라스틱을 자신도 모르게 먹는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1000t 이상의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바람이나 비에 섞여 떨어진다는 충격적인 연구결과를 내놨다.

미국 유타주립대 수자원학과, 솔트레이크 지역대 지구과학과, 과학장비업체인 서모피셔사이언티픽사 물질·구조분석부 공동연구팀은 미국 서부지역 국립공원과 야생보호구역에 약 1억 2000만~3억개의 플라스틱 물병에 해당하는 1000t 이상의 미세플라스틱이 비와 바람으로 떨어진다는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 12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그랜드캐니언, 록키산맥 등 11개 미국 내 국립공원과 야생보호구역을 비롯해 평원, 황야 지역에서 14개월 동안 바람, 비에 실려온 먼지 등 미립자의 성분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비가 내릴 때 실려오는 미세플라스틱과 건조한 상태에서 바람에 실려오는 미세플라스틱을 각각 분석했다.
볼펜 촉보다도 작은 미세플라스틱 빗방울, 바람에 섞여 이동
볼펜 촉보다도 작은 미세플라스틱 빗방울, 바람에 섞여 이동 미국 연구진이 미세플라스틱들이 빗방울이나 바람에 섞여 연간 1000t이상이 땅이나 지표수에 섞여 들어간다는 충격적인 연구결과를 내놨다. 이런 미세플라스틱 조각들은 인체에 들어가 내분비계 교란은 물론 여러 심각한 건강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미국 유타주립대 제공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비나 바람에 실려오는 미립자들은 32종이 있으며 이 중 4%가 합성중합체, 즉 플라스틱 성분으로 나타났다. 미세플라스틱 입자의 30% 가까이 아크릴 성분을 갖고 있으며 의류나 산업용 페인트에서 비롯된 것이며 나머지는 PET병을 포함해 다양한 생활 플라스틱들이 세월이 지나 마모된 것들로 확인됐다.

또 도시와 인구가 많은 지역과 가까운 국립공원과 야생보호구역에서는 미세플라스틱이 비와 함께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것들이 땅이나 지표수에 흡수돼 원거리까지 이동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더군다나 미세플라스틱은 가볍고 크기가 매우 작기 때문에 대기권으로 쉽게 들어가 기류를 따라 쉽게 확산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제니스 브라니 유타대 교수는 “대기 중 미세플라스틱은 이제 육, 해, 공 다양한 경로로 손쉽게 전 세계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사람이 원인인 미세플라스틱 문제는 이제 생태계 먹이사슬 정점에 있는 사람에게 되돌아와 축적되면서 각종 건강, 환경 문제를 유발시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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