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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차려 보니… 뜯어진 셔츠 단추… 추석 급찐살 주범은 ‘나쁜 탄수화물’

정신차려 보니… 뜯어진 셔츠 단추… 추석 급찐살 주범은 ‘나쁜 탄수화물’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21-09-15 17:02
업데이트 2021-09-1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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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양보다 ‘건강하지 못한 식품’이 문제
정제 탄수화물 과한 섭취 ‘혈당 상승’ 불러
지방세포 에너지 비축·배고픔 느끼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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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성한 명절 음식으로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과 회포를 풀다 보면 과식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이 때문에 명절 연휴가 끝난 뒤 위장장애를 호소하거나 갑자기 늘어난 체중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연합뉴스
풍성한 명절 음식으로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과 회포를 풀다 보면 과식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이 때문에 명절 연휴가 끝난 뒤 위장장애를 호소하거나 갑자기 늘어난 체중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연합뉴스
지난해에 이어 코로나19와 함께하는 두 번째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올 추석은 지난여름 시작된 4차 대유행이 쉽게 꺾이지 않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처럼 추석은 먹을거리가 풍성하고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가족, 친지, 친구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때이다.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과 음식을 나누다 보면 평소보다 많이 먹게 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명절 과식이 비만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한다. 과연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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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성한 명절 음식으로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과 회포를 풀다 보면 과식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이 때문에 명절 연휴가 끝난 뒤 위장장애를 호소하거나 갑자기 늘어난 체중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연합뉴스
풍성한 명절 음식으로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과 회포를 풀다 보면 과식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이 때문에 명절 연휴가 끝난 뒤 위장장애를 호소하거나 갑자기 늘어난 체중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연합뉴스
미국 보스턴아동병원, 하버드대 의대, 하버드대 보건대, 하버드대 진화생물학과, 국립노화연구소(NIA),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대(UCSF) 의대, 오하이오주립대, 듀크대 의대, 브리검여성병원, 덴마크 코펜하겐대,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생명과학연구소 공동연구팀은 과식이 비만을 촉발시킬 수는 있지만 알려진 것처럼 직접적 원인은 아니라고 15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임상영양학’ 9월 14일자에 실렸다.

미국의 경우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성인의 약 70%가 고도비만과 과체중 상태다. 이 때문에 미 농무부(USDA)에서 마련한 ‘미국인을 위한 식이지침 2020~2025’에 따르면 “체중 감량을 위해 섭취하는 칼로리를 줄이고 신체활동을 통해 칼로리 소비를 더 늘려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미국 이외 각국 공중보건 당국은 덜 먹고 더 많이 움직이라고 권고하고 있지만 비만율과 비만 관련 질병 유병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사실 체중이 늘어나는 것은 에너지 소비보다 섭취가 많기 때문이라는 생각은 ‘에너지 균형 모델’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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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은 음식의 양이 아닌 음식의 질 때문에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정제 탄수화물로 된 음식을 자주 섭취하다 보면 체내 호르몬 분비와 신진대사를 교란시켜 지방이 더 쉽게 축적되고 계속 배고픔을 느끼게 된다는 설명이다. 언스플래시 제공
비만은 음식의 양이 아닌 음식의 질 때문에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정제 탄수화물로 된 음식을 자주 섭취하다 보면 체내 호르몬 분비와 신진대사를 교란시켜 지방이 더 쉽게 축적되고 계속 배고픔을 느끼게 된다는 설명이다.
언스플래시 제공
연구팀은 1900년대부터 현재까지 비만 관련 연구들을 메타분석한 결과 증가하는 비만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에너지 균형 모델’이 아닌 ‘탄수화물·인슐린 모델’로 접근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팀은 비만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먹고 있는지보다 무엇을 먹고 있는지, 먹고 있는 식품이 호르몬과 신진대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든 종류의 칼로리가 신체에 똑같은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에너지 균형 모델은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연구팀이 제시한 탄수화물·인슐린 모델에 따르면 비만은 혈당을 빠르게 높이는 정제 탄수화물의 과도한 섭취 탓에 유발된다. 정제 탄수화물은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고 글루카곤 분비를 억제시켜 체내 지방세포들이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하도록 하고 근육이나 기타 신진대사 활성조직이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를 줄이도록 신호를 보낸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뇌는 신체에 충분한 에너지가 공급되지 못하는 것으로 착각해 신진대사를 느리게 만들어 계속 지방세포에 에너지를 비축하고, 배고픔을 느끼게 해 탄수화물 중심의 섭취를 유도한다. 많이 먹어 살이 찌고 그로 인해 계속 먹게 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음식의 섭취로 인해 신체에 에너지가 더 쉽게 축적되고 많은 음식을 섭취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데이비드 루드윅 하버드대 의대 교수(내분비학)는 “비만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많은 나라들에서는 음식의 양보다는 건강하지 못한 식품들의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2021-09-1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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