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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룡군단, ‘왕좌 탈환’ 시동

비룡군단, ‘왕좌 탈환’ 시동

입력 2010-09-22 00:00
업데이트 2010-09-22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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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야구 SK 와이번스가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하며 2년 만의 ‘왕좌 탈환’을 향한 첫 고지를 점령했다.

 SK는 올해까지 무려 4년 연속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자타공인 ‘21세기 최강팀’이지만,짙은 아쉬움 속에 올 시즌을 시작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 막판 19연승을 거두며 추격전을 펼치고도 KIA에 1위를 내준 데 이어 한국시리즈에서도 주전들의 체력적인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최종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얻어맞고 결국 준우승에 그쳤기 때문이다.

 반드시 정상을 되찾겠다는 일념으로 새 시즌을 열어젖힌 SK는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더블헤더 1차전에서 10-4로 승리하면서 마침내 정규리그 1위를 확정 지었다.

 ◇연승과 연패 반복한 롤러코스터 시즌

 빼앗긴 우승을 되찾겠다는 SK의 각오는 정규리그 시작부터 연승 행진으로 나타났다.SK는 개막 3경기를 내리 이겨 전 시즌부터 계속된 22연승 행진 신기록을 세웠다.

 방망이가 주춤하면서 잠시 3연패에 빠지기도 했지만,SK는 4월14일 한화와 대전경기부터 5월4일 넥센과 문학경기까지 내리 16경기에 모두 승리하며 부동의 선두로 치고 올라갔다.

 분위기상 손쉽게 1위를 확정하고 일찌감치 한국시리즈를 대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지만,SK는 정규리그 마지막 주가 다가올 때까지도 순위를 결정짓지 못해 힘겨운 싸움을 벌였다.

 놀라운 연승 행진만큼이나 자주 연패에 빠져들어 손쉽게 벌어놓은 승차를 제자리로 돌린 일이 많았다.

 한때 10경기까지 벌어졌던 2위와 승차는 9월16일 2경기까지 좁혀지기도 했다.

 SK는 올해 3연패 2차례,4연패 2차례,6연패 1차례 등 5번이나 3경기 이상 연패를 당했다.무승부까지 패배로 계산한다면 3연패 이상 당한 것이 8번이나 된다.

 2위 삼성이 4차례 3연패 이상을 당했고,3위 두산이 무승부를 패로 계산하더라도 3연패와 4연패를 각각 3차례씩밖에 겪지 않은 것과 비교하면 기복이 심한 시즌을 보낸 셈이다.

 ◇에이스 김광현 필두로 ‘전천후 마운드’ 가동

 이렇게 들쭉날쭉한 가운데서도 SK가 4월 말부터 줄곧 1위를 지킬 수 있었던 원동력은 단연 막강한 마운드였다.

 사실 올 시즌 SK 투수진의 사정은 좋지 못했다.

 2007~2008년 연속 우승을 이끌었던 ‘벌떼 불펜’은 채병용(28)과 윤길현(27)이 입대한데다 정대현(32)과 전병두(26)도 부상의 여파로 시즌 초반까지 정상적인 상태를 회복하지 못해 구멍이 숭숭 뚫렸다.

 여기에 에이스 김광현(22)도 팔꿈치 부상으로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해 SK는 마운드가 극도로 약해진 상황에서 시즌을 출발했다.

 또 외국인 투수 게리 글로버(34)가 시즌 중반 부상과 부진 끝에 2군에 내려갔고,신인 투수들은 생각만큼 성장해 주지 못하면서 SK는 만성적인 ‘마운드 불안’ 속에 시즌을 치러 나갔다.

 그러나 남은 선수들이 우려를 씻고 거듭 호투를 펼치면서 저력을 드러냈다.

 4월 초 1군에 돌아온 왼손 에이스 김광현은 올 시즌 데뷔 이후 최고의 투구를 펼치며 17승을 거둬 생애 두 번째 다승왕을 향해 성큼 다가섰다.

 6월10일 삼성과 경기에서 9회 2사까지 노히트노런을 하는 등 여러 차례 인상적인 투구를 펼친 김광현은 부상을 딛고 일어서면서 에이스로서의 책임감까지 갖춰 한층 성숙한 투수로 자라났다.

 김광현과 카도쿠라 켄(37) 외에는 꾸준하게 로테이션을 지켜준 선수가 드물었던 선발 투수진의 구멍은 불펜 투수들이 메웠다.

 마무리 투수 보직을 처음 받은 좌완 투수 이승호(29)는 20세이브를 거두며 뒷문을 든든히 틀어막았다.

 이승호는 시즌 막판에는 선발 투수로도 나서며 팀의 우승에 확실히 힘을 보탰다.

 또 정우람(25)도 올해 팀 내에서 가장 많은 73경기에 나서 홀드를 17개나 기록하며 계투진의 ‘핵’으로 맹활약했고,송은범(26)은 중반 이후 중간 계투로 나서며 리드를 든든히 지켜냈다.

 게다가 정대현과 전병두까지 각각 5월과 6월부터 본격적으로 힘을 보태면서 SK는 다시 특유의 ‘벌떼 야구’를 펼칠 수 있었다.

 △위기 헤쳐나간 ‘신구 조화’ 타선타선에서는 박정권(29)과 최정(23) 등 기존 중심 타자들과 베테랑이 조화를 이루며 여러 차례 위기를 극복해냈다.

 4번 타자 박정권은 중간에 발목을 다치면서 잠시 주춤하긴 했지만 올해 처음으로 3할이 넘는 타율을 기록하며 제 역할을 했다.

 최정 역시 올 시즌 처음으로 20홈런을 달성하면서 한층 발전한 장타력을 뽐내고 있으며,여기에 기량이 크게 성장한 외야수 김강민(28)까지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타선에 힘을 보탰다.

 박경완(38)과 김재현(35) 등 고참 타자들은 나이를 잊은 활약을 펼치며 위기 상황에서 팀을 살리는 구심점 역할을 해냈다.

 안방마님 박경완은 올해 고질적인 아킬레스건 부상에 시달리면서도 21일까지 무려 106경기에 출전하며 든든하게 투수진을 이끌었다.

 박경완은 특히 팀이 연패에 빠져 있을 때마다 여러 차례 패배의 사슬을 끊어내는 적시타를 터뜨리며 베테랑의 가치를 몸소 증명했다.

 올해를 마지막으로 은퇴를 선언한 김재현 역시 타율 0.290의 녹슬지 않은 방망이 실력을 보여주며 팀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벤치와 프런트의 ‘발 빠른 대응’

 큰 전력 보강 없이 시즌을 시작한 SK가 여전히 1위를 지킬 수 있던 힘으로 김성근(68) 감독의 용병술과 프런트의 지원 역시 빼놓을 수 없다.

 16연승을 달리던 당시 징크스 탓에 수염을 깎지 않아 화제를 모았던 데서 보이듯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김 감독은 한발 앞서 위기를 감지하며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을 만들었다.

 김 감독은 올해 두 차례나 수석코치와 2군 감독 자리를 맞바꾸면서 팀이 흔들리는 기색을 보일 때마다 분위기를 다잡아 재도약의 기틀을 잡았다.

 5월에는 에이스 김광현을 전격적으로 2군에 내려 보내는 등 선수들에게 끊임없이 긴장감을 불어넣어 특유의 끈질긴 야구를 완성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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