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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조직력은 강했다… KT 첫 정규리그 우승

[프로농구] 조직력은 강했다… KT 첫 정규리그 우승

입력 2011-03-14 00:00
업데이트 2011-03-14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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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창진 감독 부임 2년만에… 동부 대파하고 1위 확정

꼴찌팀을 우승으로 이끄는 데 걸린 시간은 딱 2년이었다. 전창진 감독이 이끄는 KT가 13일 프로농구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만년 하위팀 KT는 전 감독 부임 첫해 2위. 올해 우승을 차지했다. 팀 창단 9년 만에 경험한 첫 우승이다.

KT는 원주에서 열린 동부 전에서 87-67로 이겼다. 이 시점까지 ‘매직넘버 1’이었다. 전 감독과 KT 선수들은 할 일을 모두 해 놓은 뒤 기다렸다. 45분 늦게, 울산에서 시작한 모비스-전자랜드전 결과에 따라 우승 여부가 갈리는 상황이었다. 2위 전자랜드가 이기면 매직넘버 1은 그대로 유지된다. 반대로 전자랜드가 지면 그대로 KT 우승이 확정된다. 초조한 시간이 흘렀다. 전 감독과 선수들은 라커룸에서 말이 없었다. 72-75, 전자랜드가 패했다. KT 선수들이 환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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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리그 1위를 확정지은 프로농구 KT선수단이 13일 원주치악체육관에서 우승 모자를 던지며 창단 후 첫 우승을 자축하고 있다.  KT농구단 제공
정규리그 1위를 확정지은 프로농구 KT선수단이 13일 원주치악체육관에서 우승 모자를 던지며 창단 후 첫 우승을 자축하고 있다.
KT농구단 제공
●시즌 내내 주전 부상·불운 견뎌

KT는 특이한 팀이다. 스타는 없지만 팀은 강하다. 올 시즌엔 조건이 더 안 좋았다. 시즌 초반, 주전 5명 가운데 4명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김도수-송영진-표명일-박상오가 번갈아 다쳤다. 불운은 이어졌다. 외국인 선수 제스퍼 존슨은 시즌 막판 왼 종아리 근육 파열 판정을 받았다. 8주 진단으로 시즌 아웃이었다. 차포마상 다 떼고 시즌을 치렀다. 그래도 강했다. 말 그대로 조직력의 힘이었다.

KT는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지 않는다. 상황-데이터-컨디션-상대 선발 등에 따라 주전이 수시로 바뀐다. “난 주전이니까.”라고 안심할 수 있는 선수는 아무도 없다.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시스템이다. 고만고만한 포워드들이 끊임없이 뛰어다닌다. 많이 움직이고 자리를 맞바꾸면서 미스매치를 노린다. 팀 전체가 톱니바퀴처럼 움직인다. 강조지점은 수비와 궂은일이다. 전 감독은 “수비가 돼야 진짜 선수”라고 소리쳤다. 선수들은 잘 이해하고 따랐다. 개인이 약해도 팀이 강한 이유다.

●통합 우승·역대 최다승 가능할까

지난 시즌 KT는 4강 플레이오프에서 KCC에 져 챔피언 결정전 진출에 실패했다. 정규리그에선 모비스와 40승14패 동률을 이뤘지만 골 득실 때문에 우승을 내줬다. 뼈 아픈 결과였다. 올 시즌엔 이런 시나리오를 반복할 생각이 없다. 전 감독은 “이제 목표는 통합우승”이라고 했다.

올 시즌엔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뒤 4위 동부와 5위 팀(삼성 혹은 LG) 승자와 맞붙게 된다. 지난 시즌보단 일정이 좋다. 단기전에 강한 KCC를 일단 피했다. 팀 컬러상 동부와 궁합이 좋지 않지만 체력적으로 유리하다. 여러 가지를 준비할 여지가 많다. 시즌 도중 극단적인 변형 전술로 동부를 잡은 기억이 생생하다.

역대 정규시즌 최다승 기록 달성 목표도 아직 남아 있다. 현재 39승13패. 남은 2경기를 모두 이기면 41승으로 기록을 세우게 된다.

KT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면서 박상오의 시즌 최우수선수(MVP) 등극 가능성도 높아졌다. 박상오의 농구 인생 궤적은 KT와 비슷하다. 무명선수였지만 노력으로 올 시즌 최고 기량을 꽃피웠다. KT 전성시대가 눈앞이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2011-03-14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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