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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퍼펙트 무산 이용훈 “난 평범한 선수”

[프로야구] 퍼펙트 무산 이용훈 “난 평범한 선수”

입력 2012-06-26 00:00
업데이트 2012-06-26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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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록 코앞서 날리고도 담담

눈앞에서 퍼펙트게임이 날아갔다. 24일 잠실 LG전. 프로야구 롯데 선발 이용훈(35)은 8회 1사에서 최동수에게 좌전안타를 얻어맞았다. 아웃카운트 5개만 잡으면 국내 프로야구 최초의 1군리그 대기록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지난해 9월 17일 퓨처스리그 한화전에서 이미 첫 퍼펙트게임을 이뤘던 그이기에 아쉬움은 더욱 컸을 터. 이용훈은 그저 싱긋 웃고 수비를 위해 몸을 날린 후배 정훈에게 엄지를 들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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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훈
이용훈


25일 그와 전화 통화를 했다. 아쉽지 않으냐고 재차 물으니 “이기고 싶었는데 이겼으니 목표를 달성한 거다. 전혀 아깝지 않다.”고 했다. “지난해 2군에 있을 때와 비교하면 한없이 좋지 않은가. 퍼펙트게임은 천운을 타고 나야 하는 거다. 경기마다 열심히 던지고 최선을 다한다면 (퍼펙트게임 같은 기록은) 따라오지 않겠나.”라고 몸을 낮췄다.

그의 말처럼 지난해 2군에서 퍼펙트게임으로 스타덤에 오르기 전까지 이용훈은 ‘그럭저럭 좋은 공을 가진’ 투수 중 하나에 불과했다. 경성대를 졸업하고 2000년 삼성에 입단, 그해 9승7패2홀드를 기록했다. 150㎞대 강속구로 윽박지르는 스타일이었다. 부진해서 2002년 SK로 트레이드됐다 이듬해 고향팀인 롯데에 정착했다. 2006년 11월 오른쪽 어깨 관절경 수술을 받았다. 지난해 주로 2군을 맴돌았고 1군 등판은 4차례에 그쳤다. “처음에는 2군 생활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러나 ‘이게 현실’이라고 받아들이니 마음이 맑아졌달까. 나 자신을 돌이켜볼 수 있었다. 일단 1군에 가기 위해 뚜렷한 인상을 남겨야겠다는 목표가 생겼다. 목표가 생기니 열정적으로 공을 던지게 됐다.”

이용훈은 “과거의 나를 버린 게 가장 주효했다.”고 말했다. “옛날엔 제구도 안 좋고 힘으로, 투지로만 했는데 이젠 타이밍을 빼앗으면서 야구를 한다.”는 것이 가장 달라진 점이라고 했다. 기술적으로는 자신만의 포크볼로 타자를 압도한다. 그는 느리게 몸 쪽으로 휘거나 빠르게 밑으로 떨어지는 두 종류의 포크볼을 구사한다.

전날 7승째를 거둬 다승 공동 4위에 오른 이용훈. 개인 한 시즌 최다승(9승)은 물론이고 ‘10승 고지’ 역시 멀지 않아 보인다. 시즌 목표를 물으니 “나는 야구를 잘한 적도 없고 평범한 선수여서 목표에 대해 말하는 건 욕심이다. 다만 최선을 다해 팀 승리에 기여하겠다.”고 답했다. 다섯살 아들 준의가 텔레비전에 나오는 아빠를 반가워하는 게 좋기만 하다는 그는 지금 퍼펙트게임 이상의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2012-06-26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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