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승 계투 한현희(21)의 이상 징후에 넥센 히어로즈가 시름시름 앓고 있다.

넥센은 7일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에 1-3으로 역전패했다.

5회 비니 로티노의 솔로 홈런으로 앞서가면서 조상우-손승락-한현희로 이어지는 필승 계투조를 가동했지만 리드의 폭이 너무나도 얇았다.

물론 8회 넥센의 수비 시프트 실패에서 비롯된 삼성 이승엽의 빗맞은 안타로 동점을 내주는 과정이 다소 아쉽기는 했으나 진짜 문제는 9회에 나왔다.

1-1로 맞선 9회초 2사에 등판한 한현희는 처음 상대한 야마이코 나바로에게 1구 헛스윙을 끌어내고는 볼 4개를 연속으로 던져 주자로 내보내고 말았다.

2⅓이닝 동안 33구를 던진 손승락의 투구 수를 제한하는 동시에 박한이와 채태인으로 이어지는 삼성의 좌타라인이 나오기 전에 이닝을 마쳐달라는 벤치의 주문이 담긴 등판이었지만 이 볼넷으로 모든 것이 틀어지기 시작했다.

한현희는 다음 타자 박한이와 풀카운트까지 가는 승부 끝에 결승 투런 홈런을 얻어맞았고 결국 자신의 첫 한국시리즈 경기에서 패전 투수가 됐다.

한현희는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컨트롤 난조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당시 한현희는 8회 1사 2루에서 마운드에 올라 볼넷 두 개를 내주고 적시타를 맞아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고 내려와야 했다.

포스트시즌에서 중간계투로 조상우, 한현희, 손승락 세 명만 데리고 경기를 치르다시피 하는 넥센으로서는 한현희가 무너진 경기에서 아무런 힘을 쓸 수가 없었다.

여유를 가지고 재정비할 시간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당장 전날 경기에서 조상우가 38구, 손승락이 33구를 던졌다는 점이 치명적이다.

필승조 1인당 한 경기에서 45구까지 던질 수 있도록 준비시켰다는 염경엽 넥센 감독의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더라도 조상우와 손승락이 4차전에서 길게 던지는 모습은 상상하기 어렵다.

게다가 4차전 선발로 내정된 투수가 ‘에이스’ 앤디 밴헤켄이기는 하나 밴헤켄 역시 사흘 전 열린 1차전에서 6이닝 96구를 소화한 상태다.

밴헤켄이 기대를 넘어 완투에 버금가는 경기를 펼치지 않는 이상 4차전에서 한현희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승2패로 벼랑 끝에 몰린 지금, 한현희가 무너지면 넥센은 붕괴할 수밖에 없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