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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치로 날렸죠, 사랑·진학·취업 실패의 아픔”

“펀치로 날렸죠, 사랑·진학·취업 실패의 아픔”

이성원 기자
입력 2015-03-17 23:42
업데이트 2015-03-18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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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권투연맹 신인왕전’ 페더급 우승 김재현씨

“여자친구와의 이별, 취업 실패, 대학원 진학 실패, 모든 게 혼란스럽고 자신이 없었어요. 권투로 자신감을 되찾고자 링 위에 섰습니다.”

지난달 27일 전남 광주에서 열린 2015 한국권투연맹(KBF) 신인왕전 페더급에서 우승컵을 든 대학원 준비생 김재현씨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왼쪽). 같은날 경기에서 상대를 몰아붙이는 김씨(오른쪽).  김재현씨 제공
지난달 27일 전남 광주에서 열린 2015 한국권투연맹(KBF) 신인왕전 페더급에서 우승컵을 든 대학원 준비생 김재현씨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왼쪽). 같은날 경기에서 상대를 몰아붙이는 김씨(오른쪽).

김재현씨 제공
지난달 27일 전남 광주 IYF문화체육센터에서 열린 ‘2015 한국권투연맹(KBF) 신인왕전’에서 페더급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김재현(28)씨는 올해 건국대 물리학부를 졸업한 대학원 준비생이다. 권투 인기가 시들하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프로복서 지망생들의 ‘꿈의 무대’인 신인왕전을 제패한 그는 내친김에 페더급 한국챔피언까지 노리고 있다.

김씨는 17일 “권투의 매력은 타고난 재능보다 후천적 노력이 승패를 좌우하는 정직한 운동이라는 점”이라며 “지난해 11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대회를 준비하면서 오전에 8~12㎞씩 뛰었고 오후에 2시간가량 훈련에 매달렸다”고 설명했다.

그가 대회 출전을 결심한 건 지난해 말. 앞서 지난해 9월, 4년간 만났던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10월에는 대기업 5곳과 대학원 2곳 모두 떨어지면서 자신감은 바닥까지 떨어졌다. 그즈음 3년간 열리지 않았던 신인왕전이 개최된다는 소식을 들었고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는 “남은 것은 권투뿐이었고, 지더라도 끝까지 온 힘을 다한다는 마음으로 링에 올랐다”고 말했다.

김씨가 처음 글러브를 낀 건 2005년 재수할 때였다. 불어난 체중을 감량하기 위해 링에 올랐고, 전 세계챔피언 최요삼 선수에게 반해 2011년 4월에는 프로 데뷔전을 치르기도 했다. 다만 어머니의 반대와 학업 부담 때문에 권투에 매진하기는 어려웠다.

김씨는 올해 대학원 후기 진학을 준비하고 있다. 석사까지 마친 뒤 방위산업 관련 회사나 연구소에 들어가는 게 목표다. 또 자신감을 찾아준 권투도 포기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김씨는 “올해 안에 한국 챔피언이 되는 게 목표”라면서 “적어도 2년간은 학업과 프로복서 생활을 병행하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2015-03-18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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