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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흘린 손연재, 올림픽 메달은 결국 실수와의 싸움

눈물 흘린 손연재, 올림픽 메달은 결국 실수와의 싸움

입력 2015-09-12 16:08
업데이트 2015-09-12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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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종목 고른 득점이 올림픽 메달 획득 지름길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1·연세대)에게 개인종합 11위라는 아쉬운 결과를 남긴 올해 세계선수권대회는 결국 리듬체조는 실수와의 싸움이라는 명제를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손연재는 12일(한국시간)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포르셰 아레나에서 끝난 국제체조연맹(FIG) 2015 리듬체조 세계선수권대회 마지막 날 개인종합 결선에서 후프(18.166점)-볼(17.483점)-곤봉(18.233점)-리본(16.116점) 4종목 합계 69.998점으로 참가 선수 24명 중 11위에 그쳤다.

2013년과 2014년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종합에서 각각 5위와 4위를 차지하는 등 해를 거듭할수록 기량이 급성장한 손연재는 그 상승세를 이어가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개인종합 메달을 목표로 했으나 리본(16.116점)과 볼(17.483점)에서 큰 실수를 저지르며 무너졌다.

손연재는 내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 티켓 15장이 걸린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상위 15위 안에 이름을 올리며 1차 목표인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했지만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결과다.

손연재는 올 시즌 가장 중요한 무대에서 예상치 못한 실수가 잇따라 나오자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손연재는 냉정하게 말해 프로그램의 구성이 단조로운 편이고, 추가점을 받을 수 있는 독창적인 연기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이는 손연재가 세계 리듬체조의 ‘투톱’인 야나 쿠드랍체바, 마르가리타 마문(이상 러시아)을 비롯해 간나 리자트디노바(우크라이나), 멜리티나 스타뉴타(벨라루스)와의 경쟁에서 열세를 보이고, 올 시즌 목표로 삼았던 18.5점대에 한 번도 도달하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손연재는 이러한 약점을 부단한 연습으로 극복해왔다. 손연재가 올 시즌 내내 개인종합은 물론 전 종목을 통틀어 상위 5위권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메달 경쟁을 펼칠 수 있었던 것도 끊임없는 연습을 통해 표현의 정확도를 높이고 실수를 없앴기 때문이다.

손연재의 이러한 전략이 잘못됐다고는 볼 수 없다. 참고로 일본의 기계체조 영웅 우치무라 고헤이는 마루운동, 안마, 링, 도마, 평행봉, 철봉 등 6종목 중에서 특출난 종목이 단 하나도 없다.

하지만 우치무라는 6좀목에서 모두 15점을 웃도는 고른 기량을 바탕으로 2012년 런던 올림픽 금메달은 물론 전무후무한 세계선수권 개인종합 5연패를 달성했다.

리듬체조 역시 마찬가지다. 리듬체조는 종목별 메달이 걸려 있는 월드컵 대회, 세계선수권대회와는 달리 올림픽에는 개인종합 메달밖에 없다.

겉으로 보기에 아무리 화려한 기술을 갖췄다고 해도 전 종목을 고르게 실수 없이 연기하는 선수를 이길 수 없는 것이 올림픽 무대다.

실제로 실수 없이 연기할 때는 18점 후반대까지도 찍는 리자트디노바는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가장 강력한 동메달 후보로 꼽혔으나 곤봉(17.033점), 후프(17.675점)에서 실수를 저지르며 5위로 밀려났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스타뉴타 역시 평소 점수대와는 거리가 멀었다. 스타뉴타는 후프(18.400점)와 곤봉(18.033점)에서 18점대를 찍었으나 볼(17.783점), 리본(17.916점)에서 모두 17점대를 기록했다.

손연재가 18.5점대는 미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리본과 볼에서 실수 없이 평소 점수대인 18.2점대만 찍었어도 개인종합 동메달은 손연재의 것이었다.

이연숙 대한체조협회 경기위원장은 “프로그램 난도를 높이면 그만큼 실수했을 때 크게 감점을 받을 리스크가 커진다”며 “그렇게 되면 오히려 자신이 가진 장점을 놓칠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프로그램 난도를 올리는 것보다는 표현의 정확도를 높여서 완벽한 연기를 목표로 삼는 것이 더 현실적으로 보인다”며 “또 올해 세계선수권대회는 올림픽 티켓을 따내는 것이 최우선 목표였기에 점수에 연연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손연재는 이번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지막으로 올 시즌을 마쳤다. 손연재는 올림픽 시즌인 내년 시즌 프로그램을 새롭게 구성하며 본격적으로 올림픽에 대비할 계획이다. 프로그랜 난도라든지 독창적인 요소를 가미하는 문제도 논의될 것이다.

손연재가 ‘안정’과 ‘도전’ 중 어느 길을 택할지는 알 수 없으나 실수 없는 연기가 가장 중요하다는 명제는 없어지지 않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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