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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은 재경기 결정하고 오리온은 통 큰 양보를”

“KBL은 재경기 결정하고 오리온은 통 큰 양보를”

임병선 기자
입력 2016-02-18 11:23
업데이트 2016-02-18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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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와의 경기 24초 실종 사건 관련, 유일하고도 현명한 해법

 지난 16일 전북 전주체육관의 전광판 계시기가 계측원 실수로 24초를 그냥 흘려 보내 선수들로 하여금 정규 경기시간보다 24초를 더 뛰게 만든 오리온-KCC 경기는 많은 점을 돌아보게 만든다. 경기 종료 몇 시간 뒤에야 경기 동영상을 리뷰하다 이를 확인한 KBL은 마침 이날 오후 소집된 재정위원회에 징계안을 긴급 상정, 계시원과 심판, 경기감독관 등을 중징계 처분하며 급한 불부터 껐다.

 

 프로농구 KCC의 전태풍이 지난 16일 전북 전주체육관에서 열린 오리온과의 정규리그 6라운드 종료 1초를 남기고 3점슛을 넣어 73-71 극적인 역전승을 이끈 뒤 동료들과 감격하고 있다. 그러나 3쿼터 중반 계시원의 실수로 24초를 그냥 흘려 보낸 사실이 드러나 이 장면은 경기 시간이 정확히 계시됐더라면 나오지 않을 수도 있었을 장면이 됐다.  전주 이주상기자.rainbow@sportsseoul.com
 프로농구 KCC의 전태풍이 지난 16일 전북 전주체육관에서 열린 오리온과의 정규리그 6라운드 종료 1초를 남기고 3점슛을 넣어 73-71 극적인 역전승을 이끈 뒤 동료들과 감격하고 있다. 그러나 3쿼터 중반 계시원의 실수로 24초를 그냥 흘려 보낸 사실이 드러나 이 장면은 경기 시간이 정확히 계시됐더라면 나오지 않을 수도 있었을 장면이 됐다. 전주 이주상기자.rainbow@sportsseoul.com
 그러나 KBL도 이렇게 잘못을 저지른 몇 사람 징계한다고 실추된 리그의 명예가 회복되지 않는다는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경기 운영의 기본 중 기본인 경기시간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KBL은 징계보다 더 근원적인 해법을 찾아 팬들에게 제시하는 게 옳은 일이기 때문이다.

 

 정규 경기 시간 40분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과오, 징계 당사자들을 철저히 관리 감독하지 못한 KBL의 잘못을 솔직히 팬들에게 인정하고 피해를 입은 오리온 구단에 진심어린 사죄를 하는 것이다. 어쩌면 징계는 그 다음 수순으로 해도 됐다.

 

 당시 상황이 발생한 3쿼터에 두 팀 선수들은 24초를 더 뛰어야 했고 KCC는 이 시간 4점이나 넣었다. 그리고 경기 종료 1초를 남기고 전태풍의 극적인 3점슛에 힘입어 73-71 역전승을 거뒀다. 승부가 중요하지 않은 경기가 없겠지만 이날 경기 결과는 우승 판도에 영향을 줬다는 점에서 KBL로서도 적잖이 난감할 것이다.

 

이날 KCC가 졌더라면 모비스가 한 경기 앞선 단독 선두로 나설 수 있었다. 그러나 KCC가 이겨 모비스와 함께 공동 선두를 이뤘다. 나란히 두 경기를 남겨둔 상황에 두 팀 모두 전승을 거둬 동률로 정규리그를 마치면 상대 전적에서 4승2패로 앞선 KCC가 우승을 차지하는 절대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됐다. 오리온은 이날 지면서 4강 플레이오프 직행이 좌절됐다.

 

 KBL은 2002~03시즌 대구 동양(현 고양 오리온)과 원주 TG(현 원주 동부)의 챔피언결정전 5차전 4쿼터에서 멈춰선 15초와 관련해 재경기 결정을 내렸던 상황과 지금은 다르다고 설명한다. 당시는 24시간 안에 이의제기를 할 수 있어서 재경기 결정이 가능했던 반면, 지금은 경기가 끝난 지 20분 안에 두 팀 주장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기명 날인을 하기 때문에 재경기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두 팀 주장이 기명 날인한 시점에는 경기장의 어느 누구도 24초가 멈춰섰는지를 인지하지 못했다. 그 상태에서 한 기명 날인의 효력이 얼마나 유효할까? 특히 경기 시간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기본 중의 기본이 무너진 상태란 점을 KBL은 엄중히 돌아보아야 한다.

 

KBL은 또 오리온 구단이 정식으로 재경기 요청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었다. 이와 관련, 이형진 오리온 부단장은 “우리도 흐르지 않은 24초 동안 KCC와 경기 시간을 공유했기 때문에 승패 결과를 문제 삼지는 않겠다“면서도 “경기 시간이란 원칙이 무너졌기 때문에 정식 절차를 밟아 KBL에 재경기 요청을 하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KBL이 재경기 결정을 내리더라도 오리온이 굳이 재경기를 통해 승부를 바꾸는 무리수를 쓰지 않겠다고 밝혀 KBL의 퇴로를 열어준 셈이다.

 

 KBL은 재경기 결정을 내리고 오리온은 대승적으로 양보, 재경기는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유일하고도 현명한 해법으로 보인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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