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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L 결승] 호날두와 맞설 부폰 “두렵긴 하다. 하지만”

[UCL 결승] 호날두와 맞설 부폰 “두렵긴 하다. 하지만”

임병선 기자
입력 2017-06-03 11:02
업데이트 2017-06-0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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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수에서 마음 바꾼 계기는 카메룬의 은코노 활약상 덕분

생애 첫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겨냥하는 유벤투스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이 레알 마드리드와의 결전을 하루 앞둔 2일(현지시간) 영국 웨일스 카디프의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동료들과 함께 몸을 풀고 있다. 카디프 AP 연합뉴스
생애 첫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겨냥하는 유벤투스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이 레알 마드리드와의 결전을 하루 앞둔 2일(현지시간) 영국 웨일스 카디프의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동료들과 함께 몸을 풀고 있다.
카디프 AP 연합뉴스
4일 새벽 세계 최고의 ‘창’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2·레알 마드리드)와 맞설 ‘전설의 방패’ 잔루이지 부폰(39·유벤투스)의 원래 꿈은 스트라이커였다. 그가 골키퍼로 축구 일생을 지내겠다고 마음먹게 만든 이는 카메룬 수문장이었던 토마스 은코노였다고 영국 BBC가 3일 전했다.

부폰은 4일 새벽 3시 45분 영국 웨일스 카디프의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펼쳐지는 레알 마드리드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장갑을 끼고 나서 생애 첫 대회 우승 트로피를 꿈꾼다. 이미 세리에A 우승 트로피를 올해까지 여덟 개째 들어올렸지만 한 번도 ‘빅 이어’를 들어올리지 못했다.

파르마와 유벤투스에서 619경기에 나서 세리에A 통산 출전 2위에다 282회 무실점 기록을 작성했다. 다섯 차례 월드컵 출전 스쿼드에 이름을 올렸고 2006년 독일 대회를 우승했다. 이탈리아 대표로 168경기에 나서 최다 출전 기록을 갖고 있다.

부폰은 열두 살 때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에서의 은코노 활약을 보고 포지션 변경을 결심했다고 털어놓았다. “세계의 모든 눈이 디에고 마라도나와 개리 리네커 같은 선수들에 쏠렸을 때 난 토마스 은코노에게 꽂혔다”며 “당시 그가 카메룬을 위해 해낸 일들이 내가 골키퍼가 되겠다고 마음먹게 만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카메룬은 전 대회를 우승했던 아르헨티나를 물리치고 월드컵 8강에 진출한 첫 아프리카 팀의 영광을 누렸지만 나폴리에서 잉글랜드에 2-3으로 분패하고 말았다.

은코노는 은퇴를 결심했을 때 부폰에게 카메룬에서 열리는 은퇴 경기에 뛸 수 있겠느냐고 제안했다. 그는 BBC 인터뷰를 통해 “처음 만났을 때 부폰은 스무 살이었고 파르마에서 뛰고 있었다. 1년 뒤에 그런 제안을 했더니 ‘좋다. 문제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난 그가 올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은퇴 경기를 얼마 앞두고 카메룬에 오기 위해 공항에 나와있다고 전화를 걸어왔다. 정말 대단했다”고 덧붙였다.

둘이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 부폰은 은코노의 이름을 따붙인 장남 루이스 토마스가 아빠와 반대로 골키퍼가 아니라 공격수로 뛰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축구인생의 대부분을 스페인 프로축구 에스파뇰에서 보낸 은코노는 마흔 나이에 은퇴했는데 부폰은 지금 한 살 적다.
잔루이지 부폰이 영국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 활약상을 보고 공격수에서 골키퍼로 꿈을 바꾼 계기가 됐다고 밝힌 카메룬의 골키퍼 레전드 토마스 은코노. PA 자료사진
잔루이지 부폰이 영국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 활약상을 보고 공격수에서 골키퍼로 꿈을 바꾼 계기가 됐다고 밝힌 카메룬의 골키퍼 레전드 토마스 은코노.
PA 자료사진


이번이 부폰의 세 번째 대회 결승으로 2003년과 2015년 두 번이나 결승에서 울었다. 유벤투스는 네 차례 연속(통산 여섯 차례) 결승에서 물을 먹어 이번에도 준우승에 머무른다면 포르투갈 리그 벤피카와 나란히 대회 최다 연속 준우승 기록을 세운다. 부폰은 올해 대회 결승까지 오르는 동안 3실점밖에 하지 않았고 팀은 무패를 질주했다.

그러나 상대는 지난 시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결승을 승부차기 승리로 장식하고 대회 2연패를 겨냥하는 올 시즌 프리메라리가 챔피언인 레알 마드리드다. 호날두는 더욱 지네딘 지단 감독의 배려로 충분히 휴식을 취해 발끝이 더욱 날카로울 것으로 보인다. 부폰은 지금까지 호날두와 네 차례 대결했는데 다섯 골이나 먹었다.

부폰은 호날두가 두렵지 않느냐는 이탈리아 방송 메디아셋 기자의 질문을 받고 “이런 경기를 할 때 가져야 할 두려움”이라며 “이런 류의, 이런 수준의 경기 전날 밤에는 늘 똑같다.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두려움의 정도를 느끼고 적수에 대한 존경을 표하되 당신의 능력을 확실히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야말로 주무기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미디어들이 이 경기를 나와 크리스티아누의 전쟁으로 묘사하는 경향을 즐기고 있다. 종료 휘슬이 울릴 때 후회하지 않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과거 팀 동료였던 잔루카 잠브로타, 오랜 친구였던 라이언 긱스나 에드빈 판데사르, 심지어 레알에서 500경기 이상 출전했던 이케르 카시야스까지 부폰과 유벤투스의 우승을 응원했다. 부폰이 마지막으로 빅 이어를 들어올릴 자격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끝으로 그를 골키퍼의 길로 이끈 은코노에게 조언을 해달라고 했더니 “즐겨라. 늘 그래왔듯이 즐겨라. 평생 해온대로 즐긴다면 어떤 압력도 없이 해낼 것”이란 답이 돌아왔다고 방송은 전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가 2일 영국 웨일스 카디프의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팀 훈련을 갖던 도중 생긋 웃고 있다. 카디프 AP 연합뉴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가 2일 영국 웨일스 카디프의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팀 훈련을 갖던 도중 생긋 웃고 있다.
카디프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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