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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춘하는 이창호 9단…한 달만에 랭킹 13계단 뛰었다

회춘하는 이창호 9단…한 달만에 랭킹 13계단 뛰었다

김경두 기자
김경두 기자
입력 2022-01-06 15:30
업데이트 2022-01-06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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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세로 19줄 바둑 이야기>
지난달 7연승…최정 9단에게만 1패
한국바둑 랭킹 한 달만에 62위→49위
지난해 하반기부터 인공지능 공부
GS칼텍스배 본선 진출…올 성적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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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 9단 12년 만에 GS칼텍스배 본선 진출
이창호 9단 12년 만에 GS칼텍스배 본선 진출 이창호(오른쪽) 9단이 지난달 7일 한국기원에서 열린 ‘제27회 GS칼텍스배 프로기전’ 예선 1차전에서 고근태 9단을 앞에 두고 착수하고 있다. 흑을 잡은 이 9단은 207수 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한국기원 제공
‘신산’(神算) 이창호(47) 9단이 회춘하는 걸까. 국내 바둑리그 주요 감독들보다 고령인 이 9단이 나이를 거슬러 성적을 끌어올리는 ‘역주행’을 하고 있다. 최근 10~20대 젊은 기사들을 상대로도 밀리지 않는 모습이다. 반짝 상승세일지, 아니면 새해에도 기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6일 한국기원에 따르면 이 9단의 한국 바둑 랭킹은 49위(9349점)로 지난해 1월(44위) 이후 1년 만에 50위권 재진입에 성공했다. 지난달(62위)과 비교하면 무려 13계단이나 오른 것이다. 지난달 7승 1패 호성적에 힘입어 랭킹 점수가 89점 올랐다. 랭킹 100위 이내 기사들 가운데 점수 상승 폭이 가장 크다. 지난달 30일 2021~22시즌 KB바둑리그 6라운드에서 최정(26) 9단에게만 패했을 뿐 앞선 7경기에선 모두 승리했다.

특히 제27회 GS칼텍스배 프로기전 예선전에서 4연승을 거둬 12년 만에 본선에 진출했다. 와일드카드가 아닌 예선 통과를 기준으로 하면 15년 만이다. 이 9단은 GS칼텍스배와 인연이 깊다. 다섯 차례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데다 결승 5번기에서도 상대를 모두 3-0 셧아웃했다.

이 9단의 성적은 왜 갑자기 좋아진 걸까. 이 9단의 인터뷰에서 답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이 9단은 지난해 9월 인공지능(AI) 공부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 걸음마 수준이다. AI를 이해하기 너무 어려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고민하면서 연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9단은 국내 거의 모든 기사가 AI로 바둑 공부하는 것과 달리 그동안 자신만의 공부 방식을 고수해 왔다. 반대로 세계 최강인 신진서(22) 9단은 100수까지 AI처럼 두겠다는 각오로 공부한다. 예컨대 ‘여기서 AI라면 어떤 수를 둘까’ 하는 고민을 계속한다는 것이다.

이 9단이 AI를 가까이하지 않다 보니 대국 때마다 초반 포석에서 밀리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체력마저 떨어지다 보니 이 9단의 최대 강점인 끝내기와 계산에서도 젊은 기사들을 따라가지 못했다. 이런 약점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예전과 달리 초중반에 싸움을 걸어보고 대마 사냥에도 나서지만 꾸준한 성적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AI를 공부하면서 성적이 오르고 있다. 지난 한 해 이 9단의 성적은 31승 27패로 겨우 5할 승률을 넘었지만, 하반기(7~12월) 성적만 놓고 보면 21승 10패로 최정상급 기사 못지않다. 8~10월엔 11연승을 달리기도 했다. AI 공부로 무장한 이 9단의 기풍이 어떻게 바뀔지 관심이 쏠린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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